투자자, 은행 예적금서 이탈‥원금 손실 위험 낮은 채권형펀드 계좌수 늘어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1%대 초저금리로 펀드 계좌수가 넉 달만에 증가했다. 은행 예적금에서 이탈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인 펀드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원금 손실 위험은 낮으면서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안겨다주는 채권형펀드 계좌수가 증가세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펀드 계좌수는 1426만254개로 전월 대비 10만904개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1427만303개였던 펀드 계좌수는 12월 1424만7867개, 올해 1월 1423만3549개, 2월 1415만9350개로 감소하다가 넉 달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대표적인 펀드 유형 중에서도 주식형펀드 계좌수는 줄고 채권형펀드 계좌수는 늘었다. 3월말 기준 주식형펀드 계좌수는 전월 대비 5만2960개 감소한 585만9796개, 채권형펀드 계좌수는 2만5342개 증가한 95만7736개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채권 비중을 높인 혼합형펀드 수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형펀드 계좌수가 늘어난 것은 한국은행이 3월초 기준금리를 1%대로 인하하면서 투자자들이 은행 예적금보다 위험 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주로 국공채, 회사채, 초단기 일반채권 등에 투자하는 채권형펀드는 주식 비중이 높은 주식형펀드와 비교해 원금손실 위험은 적지만 시중금리+알파(α)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안겨준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쫓는 투자자들에겐 좋은 투자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국내 채권형펀드 평균 수익률은 연초후 0.95%, 1년 4.33%, 3년 11.68%, 5년 22.33%로 안정적이다.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유동성 장세로 증시가 활황을 띠면서 올해 9.1%를 기록했지만 1년 7.13%, 3년 6.13%, 5년 22.87%로 장기 수익률은 채권형펀드와 비슷한 수준이다. 해외 채권형펀드 수익률도 연초후 1.86%, 1년 2.54%, 3년 15.52%, 5년 33.79%로 안정적이다(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 기준).
자금도 채권형펀드로 몰리고 있다. 올 들어 국내외 주식형펀드에서는 증시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차원에서 3조7768억원이 유출된 반면 채권형펀드에는 7조6244억원이 유입됐다.
채권형펀드 중에서는 올 들어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 펀드에 2981억원으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한화단기국공채' 펀드에는 2899억원이 들어왔다. 미래에셋글로벌다이나믹 펀드는 해외 채권, 한화단기국공채 펀드는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로 1년 수익률은 각각 4%대, 2%대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채권 금리 상승으로 채권형 펀드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상진 한화자산운용 채널컨설팅팀장은 "채권 금리 상승에 따라 채권형 펀드 투자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며 "만기가 짧은 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며 금리가 오를 때 손실이 큰 중장기 채권에 새로 투자하는 것은 보류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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