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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여윳돈도 위험자산에‥초저금리로 '錢(쩐)의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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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기업의 여윳돈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곳간에 잉여현금은 쌓이고 있지만 시중금리가 1%대로 낮아진 탓에 보다 공격적인 운용 기조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모와 사모를 포함한 펀드 판매잔고 중 일반법인 투자자 비중(금융기관 법인 제외)은 지난 2월 20.34%로 집계됐다. 2006년 11월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20%대를 돌파했다. 일반법인 투자자 비중은 지난해 2월 17.23%에서 같은 해 6월 18%대, 8월 19%대로 확대돼 왔다.

휴대폰, 자동차 등 주력 사업이 있는 일반 기업에게 잉여현금 운용은 부수적인 일에 해당한다. 이렇다 보니 자금운용이 주요 업무인 보험사, 연기금 등이 자금을 위험자산에 투자할 때 일반 기업은 보수적인 운용에 초점을 맞춰 왔다. 하지만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기업들도 주식이나 펀드 등 위험상품 투자 비중을 서서히 늘리기 시작한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들의 잉여자금이 누적되면서 법인고객의 금리 민감도가 더 높아졌다"며 "실적형 상품에 대해 문의해 오는 곳이 부쩍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외에 두루 투자하는 상품을 만들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해당 기업에 피드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통업을 하는 A 대기업은 그동안 제1금융권의 예적금형 상품에만 가입했지만 지난 3월 기준금리 인하 후 최근 처음으로 증권사와 거래를 시작했다.


기업들이 눈을 돌리기 시작한 상품은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 신용등급이 우수한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신탁 상품인 특정금전신탁 등이다.


증시 대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몰린 법인 자금은 16일 기준 93조200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중이다. MMF 상품의 수익률은 연 2.5% 안팎으로 법인의 MMF 순유입액은 올 들어서만 33조2778억원에 달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인하 후 법인고객의 거래 규모가 크게 늘었다기보다는 위험자산으로 투자 대상을 다변화하면서 거래 스펙트럼이 넓어졌다고 보는 게 맞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증권사 내에 법인고객의 거래 비중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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