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현대기아차가 지난달 브라질 자동차 시장에서 역대 최고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브라질 통화위기와 경기침체로 차 수요가 크게 줄고 있는 상황에서도 현지 전략 차종 중심의 전략이 성공해서다.
12일 브라질자동차판매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8.7%로 1992년 브라질 시장에 진출한 이래 가장 높았다. 올 1~4월 누적 점유율도 8.3%로 현 추세라면 올해 처음으로 연간 점유율 8%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의 선전은 현지생산 전략 차종인 HB20의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것이다. HB20은 현대차가 브라질 시장 공략을 목표로 개발한 소형 해치백 모델로 지난달에는 출시 2년 8개월만에 세단형 모델인 HB20S를 포함해 40만대 판매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현대기아차 브라질 전체 판매의 67.5%에 해당한다.
현대기아차 점유율이 상승한 것은 상대적으로 다른 업체들의 판매량이 급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브라질 자동차 산업수요는 86만여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4% 감소했다. 이 기간 브라질 ‘빅3’인 피아트, GM, 폴크스바겐의 판매량은 -30.3%, -21.9%, -25.3% 등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7만1387대를 팔아 8.3%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올해 누적 시장 점유율은 작년 같은 기간의 7.4%에서 올해 8.3%로 증가하며 4위인 포드(9만643대·점유율 10.5%)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브라질 시장에서 2009년만해도 점유율 3.2%로 업계 7위였지만 2012년 11월 브라질 공장 준공을 기점으로 이듬해 점유율 6.8%를 기록하며 본격적으로 5위권에 진입했다.
반면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은 헤알화 급락 영향으로 매출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현대차의 올 1분기 브라질 공장 판매대수는 43만대로 작년과 같지만 매출액은 5460억원으로 11.2% 감소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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