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의 '대세'는 30대다. 베테랑 선수들이 득점과 도움을 쏟아내며 공격 포인트 부문 상위권을 점령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한 K리그 소속 팀들도 베테랑 효과를 톡톡히 봤다.
전북은 7일 열린 조별리그 홈경기에서 에두 선수(34·브라질)의 활약으로 산둥 루넝(중국)을 4-1로 이겨 조 2위(승점 11)로 16강에 진출했다. FC서울도 6일 원정에서 몰리나 선수(35·콜롬비아)의 결승골로 가시마 앤틀러스(일본)를 3-2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수원은 여섯 경기에서 1골 4도움을 기록한 염기훈 선수(32), 성남FC는 김두현 선수(33)의 활약으로 토너먼트행을 확정했다.
몰리나 선수는 "체력은 젊은 선수들에 뒤지지만 축구는 두뇌 싸움을 통한 판단력이 중요한 경기다. 이 부분은 경험에서 비롯된다. 베테랑 선수들의 오랜 프로의식과 철저한 자기관리가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는 원동력"이라고 했다. 정규리그 1, 2부의 공격 포인트 1위도 열 개를 기록한 클래식(1부리그)의 염기훈과 챌린지(2부리그)의 김재성(32·이랜드·7개)으로 30대 선수들의 몫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56)은 "노장들이 악착같이 뛰고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수록 팀은 단단해진다"고 강조한다. 전북은 선수단 평균연령 27.1세로 1부 리그에서 가장 높다.
그러나 베테랑이 맹활약을 하는 배경에는 K리그가 안고 있는 한계도 있다. FC서울의 차두리 선수(35)는 "재능 있는 20대 중·후반 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하면서 팀마다 노장에 대한 기대치가 커졌다"고 했다. 그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임을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30대 선수들의 활약상이 반갑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리그의 발전과 경기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2010년 이후 5년 만에 네 팀이 챔피언스리그 동반 16강 진출을 달성했으나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다툼을 한 것도 경고음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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