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다 바꾸겠다" 말했지만…野 재보선 참패 내분 심화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홍유라 기자] 4·29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이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강도 높은 개혁을 약속했지만 일부 최고위원들은 사퇴카드 등을 꺼내들며 당 대표가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문 대표는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처음 열린 공식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람·제도·정책·당의 운영 방식에 이르기 까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단 각오로 임하겠다"며 "아픔을 잊지 않고 겸손한 자세와 굳은 결의로 당을 제대로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최고위원들은 이같은 문 대표의 혁신의지에도 불구하고 문 대표의 책임론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승용 새정치연합 최고위원은 "이번 선거 참패는 여러 원인 이 있지만 그중에 친노 패권정치에 대한 국민의 경고라는 것이 많은 분들의 지적"이라며 "그동안 우리당의 친노는 없다고 했는데 관연 우리 당에 친노 없습니까, (문 대표는) 당대표가 되면 친노에 불이익 주겠다고 했는데 취임 이후 과연 친노 불이익 받았냐"고 비판했다.

이어 주 최고위원은 '선거 결과에 대해 어떻게 책임질지 국민에게 입장을 밝힐 것'과 '선거 결과에 대해 책임지고 물러나지 않을 경우 최소한 당의 패권정치를 청산하겠다는 약속과 구체적인 방안 제시', '당내 책임 있는 지도자들과 대선 예비 주자들이 참여하는 2017 정권교체를 위한 원탁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주 최고위원의 주장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4·29재보선 참패 원인은 호남 친노계파의 문제가 핵심이 아니라 진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핵심 원인"이라며 "지금 친노가 어떠니 호남이 어떠니 하는 남 탓 내 탓으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설령 찢어진 새정치연합의 깃발이라도 그 깃발을 동지들과 들고 비바람 치는 폭풍언덕 넘겠다"며 "멀리서도 국민들이 확실히 볼 수 있는 잘 보이는 구별되는 선명한 야당의 깃발 들 때"라고 주장했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광주에서만큼은 무리 가더라도 무공천 주장했지만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며 "최고위원으로써 들러리 밖에 서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그는 "사퇴만이 정답이라면 그렇게 하는 게 맞다"면서도 "다시 단합에서 나가는 게 좋겠다. 무엇 잘못했는지 분명하게 석고대죄하고 통렬한 반성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이날 재보궐 선거 패배와 관련해 "야권 분열과 타성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며 "기득권을 내려놓는 그런 뼈아픈 혁신 없이 결속을 강요하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