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마피아항공'으로 악명을 떨친 알이탈리아항공이 새로운 모습으로 한국 취항에 나선다.
아리오단테 발레리(Ariodante Valeri) 세일즈 앤 마케팅 총괄책임자(Chief Commercial Officer, CCO)는 지난달 29일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알이탈리아 본사에서 만나 "한국 취항을 앞두고 알이탈리아는 대대적인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오픈 마인드(open mind)로 고객서비스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알이탈리아항공은 오는 6월5일부터 인천~로마 노선에 항공기를 주 3회 띄운다.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이후 승객 감소에 따라 정기편 취항을 중단한 이후 18년 만이다.
그는 "아시아 관광객 증가에 따라 한국노선 외에도 아시아 전역으로 국제선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가능하다면 추가적인 한국 노선 취항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이탈리아는 올해 인천~로마 외에도 로마~베이징, 밀라노~아부다비, 베네치아~아부다비, 밀라노~상하이 등 5개 아시아 노선을 개설한다.
발레리 CCO는 "신규 취항에 앞서, 고객 서비스의 질도 한 단계 향상될 것"이라며 "에티하드항공이 알이탈리아에 단순히 자금적 투자만 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알이탈리아항공은 이탈리아 국영항공사로 지난해 지분 49%를 아랍에미리트 국영항공사인 에티하드에 넘긴 바 있다.
그는 "아부다비에 위치한 에티하드항공 아카데미에서 승무원들을 교육시키며 고객과 1대 1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며 "고객과의 소통을 통한 서비스 질의 향상이 교육의 중점"이라고 설명했다.
알이탈리아항공은 18년 전 한국 노선 취항 당시 고압적인 기내 서비스로 '승무원이 빵을 던져주는 항공사', '마피아항공' 등의 악명을 떨친 바 있다.
발레리 CCO는 "한국 내 알이탈리아에 대한 인식이 어떤지 잘 알고 있다"며 "알이탈리아는 앞으로 '한국 고객을 우리 집에 초대한 손님'이라고 생각하고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오브리 티이트(Aubrey Tiedt) CCO(Chief Customer Officer)는 "알이탈리아는 세계적으로 기내식이 유명한 만큼 이탈리아식을 제공한 뒤 향후 한국 음식을 찾는 손님이 많아지면 한국식도 제공할 것"이라며 "고객의 니즈에 따라 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발레리 CCO는 "한국인 승무원도 선발 중에 있다"며 "한국어로 환불을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출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알이탈리아는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의 운임으로 인천~로마 노선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같은 운임에 고객을 모시더라도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로마 노선은 현재 대한항공이 주 3회 운항 중에 있으며 알이탈리아는 대한항공과 공동운항한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이 6월30일부터 주 3회 운항을 시작해 경쟁에 뛰어들게 된다. 이같은 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가격 경쟁보다는 서비스 경쟁을 통해 고객몰이에 나서겠다는 게 알이탈리아 측 전략이다.
실배오 카사노(Silvano Cassano) CEO는 "한국 노선 재취항은 알이탈리아의 아시아 노선 확장에 중요한 도전 중 하나"라며 "이를 통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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