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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는 연타족(연금을 타는 사람들)이 정답"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3분 50초

[은퇴연구소장 3인 좌담회]"금리 낮을수록 연금가치 상승"


"국민연금으론 부족..개인연금 많이 쌓아놔야 노후 풍족"
"LED(Long work, Early start, Double income) 하라"
"돈을 젊게 만들어야..현금자산 투자자산으로 옮기는 게 바람직"
"정부는 평균의 오류에서 벗어나야..연령별 IRP프로그램 필요"


[아시아경제 서지명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1%대로 내리면서 저금리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은행 예금금리는 1%대로 굳어지고, 돈을 굴릴 데도 마땅치 않다. 1억원을 은행에 맡겨봤자 한 달에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20만원에도 못 미치는 것이 현실. 이럴 때 노후준비는 어떻게 해야할까? 100세 시대 긴 노후 앞에 선 근로자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아시아경제 미래디자인연구소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은퇴설계 전문가를 초청해 좌담회를 열고, 저금리 시대의 은퇴설계 방법론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진행 = 박동석 아시아경제 미래디자인연구소장/정리 = 서지명 기자/사진 = 최우창 기자


▲ 이른바 연말정산 대란 이후 개인형퇴직연금(IRP)이 인기다. 근로자들은 무조건 적립IRP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가. 투자에 유의할 점은 없는지?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이하 김 소장) = 절세효과 크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10년 이상 목돈 만들기에도 유리하다. 여유가 있다면 세액공제 받은 금액 만큼을 재투자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100세 시대는 연타족(연금을 타는 사람들)이 정답" 국내 간판 은퇴설계전문가들이 100세 시대 노후준비 전략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박동석 아시아경제 미래디자인연구소장, 최성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장, 신우준 IBK기업은행 퇴직설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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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장(이하 최 소장) = 이미 개인연금 세액공제 연간납입액 한도를 꽉 채우고 있는 투자자들이 추가로 월 25만원씩 납입할 여유가 있을지 의문이다. 돈 많은 사람들을 위한 제도가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무리해서 넣었다가 중도해지 할 경우 기타소득세 16.5%를 토해내야 한다는 점 유의해야 한다.


신우준 IBK기업은행 퇴직설계연구소장(이하 신 소장) = IRP의 가장큰 문제는 정책당국은 IRP를 하나의 상품으로 보는데 반해 금융업계는 적립IRP와 퇴직IRP를 구분해서 운용하는데 있다.
정책당국에 따르면 근로자가 적립IRP만 해지를 원하더라도 퇴직IRP도 함께 해지를 해야한다
연금수령을 유도하기 위하여 IRP의 해지를 어렵게하려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적립IRP 해지에 기존의 퇴직연금까지 연계하는것은 고객들이 상품가입 자체를 꺼리게하는 문제가 있다
퇴직IRP는 근로자의 오랜재직기간동안 누적되어온 퇴직소득이 납입되며 적립IRP의 경우는 근로자가 노후대비를 목적으로 본인 부담금을 납입한다 이렇게 성격이 다른 계좌를 하나의 계좌로 간주하는것은 모순이다.


"100세 시대는 연타족(연금을 타는 사람들)이 정답"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김 소장 =덧붙여서 정부는 '평균의 오류'에서 벗어나야 한다. 2030세대와 4050세대는 소득의 크기와 소비의 성격, 노후에 대한 인식이 다르다. 2030세대는 소득 자체가 4050세대 대비 적고 노후에 대한 인식도 다르다. 개인연금에 넣을 수 있는 절대적인 금액이 적고, 노후준비에 대한 간절함이 덜 하다. 4050세대로 갈수록 직급이 높아지면서 소득이 높아지고, 퇴직이 가까워지면서 노후에 관심도 높아지지만 정부가 부여하는 세액공제 한도는 동일하다. 연간 700만원 세액공제라는 천장이 있다면 2030세대는 이보다 아래에 있고, 4050세대는 이에 막혀 있는 셈이다.
정부가 연령대별로 세액공제 한도를 차등적으로 적용하면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긴 중장년층을 끌어들여 단기간에 노후준비를 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더불어 소비자들에게도 세액공제 한도에 얽매이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 저금리, 저성장의 장기화가 우려되면서 일본형 장기불황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한국도 일본의 사례를 답습할 것이란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를 돌파하기 위한 우리의 대안은 무엇인가.


김 소장 = 모양은 답습하더라도 정도는 구분하기 어렵다. 저성장을 받아들이되 질적으로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금융자산이 많이 축적되고 있는데 축적되는 금융자산을 젊게 만드는게 대비책이 될 것이다. 은행예금이나 현금자산을 투자자산으로 옮겨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저금리가 될수록 연금과 일의 가치는 더욱 올라간다는 점 유념해야 한다.


최 소장 = 일본은 0% 금리 하에서도 현금성 자산 비중이 56%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투자자산이 25%에 그치지만 국민성을 고려하면 돈이 젊어지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은퇴 이후에도 투자활동을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신 소장 = 일찍 준비하는게 최선이다. 개인연금의 경우 적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불입하다보면 그 금액 무시 못한다. 특히 국민연금의 실질 소득대체율이 25% 정도에 그치는 현실을 생각하면 개인연금으로 최소 10~20% 정도는 채워야 한다. 그래야 노후가 풍족하게 된다.


김 소장 = 일찍, 꾸준히 준비하라는 말 공감한다. 실제로 내가 개인연금이 처음 도입된 1994년부터 불입을 시작한 개인연금이 원금은 2400만원이지만 현재 잔액이 6000만원에 달하더라. 물론 과거 높은 금리 덕분인 점도 있지만 복리효과의 마법이다.


▲ 은행, 보험, 증권업계 대표 전문가들이 모이셨다. 금융업권별로 은퇴시장 접근방법이 다를 것 같은데.


"100세 시대는 연타족(연금을 타는 사람들)이 정답" 신우준 IBK기업은행 퇴직설계연구소장

신 소장 = 은행의 화두는 '평생고객'이다. 유년기, 학생기, 사화초년생 등 단계별로 필요한 상품을 연결해서 엮으면 번들상품이 구성된다. 특히 은행은 예·적금부터, 펀드, 방카슈랑스, 가계·주택자금대출 등 상품 선택의 폭이 넓다. 연령대별 맞춤 상품을 다양화해서 초년도부터 평생고객화 해 로열티 높일 수 있도록 한다. 기업은행의 경우 평생고객부를 별도로 만들어 지난해부터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김 소장 = 우리나라 연금시장은 은행이나 보험에 치우쳐 있다. 연금저축은 80%가 연금저축보험이고, 퇴직연금은 은행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 저금리는 천재일우 기회다. 금리 하락속도가 빨랐고 이런 상황이 일시적이 아니라 최소 5년은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증권사가 유리하다고 본다. 1% 저금리 시대에 '연금을 투자자산으로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증권사의 장점은 수익률과 자산운용이다.


최 소장 = 보험이 강조하는 것은 절세와 의료보장이다. 금리가 7~8%일 때는 절세라는게 크게 와닿지 않았지만 금리가 1%대로 내려가다 보니 절세가 큰 의미로 다가온다. 10년 이상 장기 절세상품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또 하나는 의료보장이다. 연금을 받더라도 큰 병에 걸리게 되면 목돈이 들어가 파산하기 쉬운데 보험으로 이에 대비하라고 고객들에게 조언한다.


▲ 세분 모두 인기 강사인 것으로 알고 있다. 강연할 때 노후준비와 관련해 어떤 질문을 가장 많이 받나.


"100세 시대는 연타족(연금을 타는 사람들)이 정답" 최성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장

최 소장 = 과거에는 '노후준비 하려면 돈이 얼마나 필요한가'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한 달에 얼마나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이 주를 이룬다. 말 그대로 매월 받을 수 있는 연금이 얼마나 준비돼 있느냐는 것이다. 서울·수도권 기준 월 250만~3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보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김 소장 =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노후에 5억이 필요하다'고 했다면 이제는 '월 300만원 만들기'가 핵심이다. 노후에 월 얼마를 받고 싶은데, 지금 얼마를, 어느 정도 기간 동안 불입해야 할까를 궁금해 한다. 현금흐름(캐시플로)이 목표다.


▲ 최근 증시가 급등하면서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고령화를 감안해 향후 투자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김 소장 = 주가나 인덱스를 보는 것은 지나간 패러다임이다. 이제는 업종별, 기업별로 봐야하고 시각도 글로벌하게 넓혀야 한다. 소비재, 헬스케어, 배당주 등이 변동성이 좋고 추세가 있다고 판단한다. 이밖에 화장품, 염색약 등 고령화 수혜주도 관심 대상이다.


최 소장 = 대형주는 무조건 안전하다는 시각은 이미 지났다. 산업군을 잘못 선택하면 복원이 어렵다. 사람이 먹고사는데 필요한 의식주에 속하는 종목 중에서 우량주, 특히 글로벌화 가능한 주식을 선택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전문가들이시니 노후 걱정은 없으시겠다. 개인적으로 은퇴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신 소장 = 부동산이나 주식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고 부채를 털어내는데 급급했다. 아이들 교육시키느라 저축도 많이 하지 못한 전형적인 샐러리맨이다. 그나마 맞벌이를 하고 있고 타의로 떠밀려 가입한 상품들이 도움이 될 것 같다.


김 소장 = 최대한 현업에 오래 있는게 중요하지 않겠나. 다음으로 자산을 투자해서 수익률을 올리려 한다. 자산의 60%는 주식, 40%는 채권에 들어 있다. 너무 관성적으로 자산을 묶어 놓지 말고 투자하라고 말하고 싶다.


최 소장 = 운이 좋은 편이다. 꾸준히 일할 수 있었고, 부동산 버블도 겪었고, 맞벌이를 했다. 은퇴강연을 다닐 때면 LED(Long work Early start Double income, 올해 일하고 빨리 시작하고 맞벌이하라)하라고 조언한다. 앞으로 시간을 어떻게 잘 쓰느냐가 관건인데, 뜨개남(뜨개질 하는 남자)이 되어보려 한다. 곧 나오는 손주에게도 사랑받는 할아버지가 될 수 있지 않겠나.(웃음)




서지명 기자 sjm070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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