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통한 '중국 견제론'을 꺼내들었다. TPP는 미국이 주도해 아시아·태평양 12개 국가들을 묶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회견에서 "미국이 TPP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우리의 경제 공백을 중국이 채우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미국 기업과 농가들은 문을 닫아야함을 의미하며 우리 고용시장에 큰 손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평화로운 방법으로 부상하기를 기대한다"면서 "하지만 중국이 힘을 이용해 역내 주변 국가들을 압박하고 이것이 미국을 해롭게 하는 것은 안된다"라고 못박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TPP를 통한 미일 관계 강화도 강조했다. 그는 "아베 총리는 매우 적극적이고 용기 있게 경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최종 합의가 단기간에 나오진 않겠지만 TPP협상은 미일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일본과 최종 합의에 근접했지만 몇몇 발목을 잡는 요인들이 있다"면서 "아베 신조 총리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양측 모두 협상이 힘들다"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TPP가 중국의 부상을 막는 것은 물론 미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 등 민주당 핵심 인사들이 협정이 체결되면 미국내 제조업 일자리가 줄고 소득 불균형이 심화된다면서 반대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5년간 미국의 자유무역 협정들이 제조업 기반을 쇠퇴하게 만든 것도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TPP는 노동 및 환경 기준에 대한 더 구체적인 조항들을 넣도록 의무화하고 있어 이전 협정들과는 다를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TPP 승인을 거부하면서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클린턴 전 장관의 갈등설을 일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 전 장관은 미국 노동자들과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협정을 원하고 있는데 나도 이에 동의한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기준들을 TPP가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낙관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총리는 이날 함께 워싱턴 링컨 기념관을 깜짝 방문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번 달이 남북 전쟁 종식과 링컨 대통령 서거 150주년을 맞는 때"라면서 "내일 공식 행사 전에 두 정상이 미국 역사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장소에서 일대일로 시간을 함께 보내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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