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전·월세를 이용하는 임차가구는 소비지출의 3분의 1 이상을 주거비가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셋값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저소득층 임차가구의 경우 40% 이상이 주거비로 빠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이 발표한 '전월세 보증금 보정 슈바베 계수의 추이분석' 자료를 보면, 임차가구의 주거비 부담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슈바베계수란 총 소비지출에서 가계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따져 수치화한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는 기존에 포함되지 않던 전월세 보증금을 기회비용으로 감안해 반영했다.
통상 슈바베 계수는 주거임대비와 수도ㆍ광열비 등 주거활동과 직접 관련이 있는 소비만 포함해 산출하는 게 일반적이다. 김 연구원은 "주거비에는 월세 지출액만 반영돼 늘어나는 보증부 월세나 빠르게 상승하는 전세가격에 대한 부담이 과소 평가된다"며 "이를 반영하기 위해 보증금을 월세지출액으로 환산한 월세 평가액을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전·월세 보증금을 포함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차이는 크다. 지난해 기준으로 봤을 때 기존 슈바베계수는 13.4%로 산출된 반면 보증금을 감안하면 34.5%로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증금을 감안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격차는 최근 수년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보증금 포함 여부에 따른 슈바베계수 격차는 18.1%포인트 수준이었으나 해마다 꾸준히 늘어 지난해 21.1%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임차가구가 부담하는 보증금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소비지출보다 더 가파르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비도시보다는 도시가구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비도시의 경우 전월세 보증금 보정 슈바베계수가 2012년 25.5%로 가장 높았으나 이후 꾸준히 줄고 있다. 반면 도시지역의 경우 33.7%(2012년)에서 이듬해 35.2%, 지난해에는 35.8%까지 늘었다. 소득계층별로 따졌을 때는 저소득층 임차가구 주거비 부담이 41.4%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이처럼 주거비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가계 구매력 확충에 주력하는 한편 주택공급물량 확대를 통한 전세가격을 안정화해야 한다"면서 "저소득층 주거안정을 위한 보조금 및 융자금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정화에 주력해야 한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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