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원·엔 환율이 7년 만에 사상 최처치로 떨어지면서 국내 총수출이 8.8%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원·엔 환율 900원 붕괴와 국내 수출 파급영향'을 통해 "다른 조건이 변하지 않는다면 2015년 연평균 원·엔 환율이 900원일 경우 국내 총수출은 약 8.8%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원의 기존 분석(2013)에 따르면 원·환율이 1% 하락할 경우 국내 총수출은 약 0.92%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통해 세계 수요 등 다른 조건이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2015년 원·엔 환율이 900원으로 2014년 996원 대비 10.7% 절상된다면 국내 총수출은 약 8.8% 하락 압력을 받는다.
특히 우리나라 주력 산업 중 석유화학, 철강 수출이 크게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원·엔 환율이 2015년 연평균 900원이 될 경우 2015년 석유화학 수출은 2014년 대비 13.8% 감소하며, 철강 수출은 11.4% 줄어든다.
석유화학과 철강 제품은 다른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들과 품질 경쟁력의 격차가 크지 않아 환율 변동과 같은 외부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 두 품목 모두 세계 시장에서의 공급 과잉 문제에 직면하고 있으며 중국, 일본과의 수출 경쟁도 치열한 상황으로 환율 변화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연구원은 자동차, 기계, IT 품목도 원·엔 환율 하락시 6.9~7.9% 정도의 수출 감소 압력을 받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원 측은 "한국 경제가 수출 침체로 '내외수 복합 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 부양을 위한 적극적인 통화 및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선 외환시장 안정화대책 및 국제공조를 강화해 엔저 현상이 장기화 되지 않도록 막아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수출품의 비가격 경쟁력 향상을 통해 가격경쟁력 약화를 극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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