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매킬로이 퍼터와 아이언 1시간 만에 완판, 새로운 마케팅 트렌드로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1시간 만에 매진?"
나이키골프가 최근 출시한 '한정판' 퍼터 이야기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메소드 프로토타입 006'이다. 아마추어골퍼들을 위해 국내에서는 딱 50개만 팔았다. 온라인스토어를 오픈하자마자 45만원이나 되는 고가의 퍼터가 1시간 만에 완판됐다는 게 핵심이다. 골프용품업계가 최근 불황 타개책의 일환으로 '한정판+선물'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메소드 퍼터가 바로 미국 텍사스주의 클럽 제품 개발 연구센터 '오븐(Oven)'에서 투어 선수를 위해 제작한 모델이다. 아마추어용은 이번이 처음이다. 골프공과 따로 제작한 헤드 커버 등을 묶어 특별 패키지로 구성해 소장 가치를 더했다. 박성희 나이키골프 대표는 "희소성 있는 한정판을 소장하거나 사전 구매로 남들보다 먼저 신제품을 접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이달 초에는 코브라골프가 독특한 색상을 앞세운 한정판으로 마니아들의 시선을 끌었다. 플라이-제트(FLY-Z) 그라데이션 드라이버, 아시아 전역에 80개만 배정됐다. 올해 새로 나온 플라이-제트를 기본으로 드래곤 플라이(Dragon Fly)와 그린 리자드(Green Lizard), 일리데센트 어스(Iridescent Earth) 등 3가지 매력적인 색상을 더해 코브라골프 특유의 '컬러'로 승부수를 띄웠다.
캘러웨이골프는 지난 2월 XR시리즈를 예약 판매해 큰 호응을 얻었다. 엑스 핫(X HOT)과 엑스투 핫(X2 HOT)의 후속 라인으로 비거리에 초점을 맞췄고, 공식 발매에 앞서 지정 대리점에 예약 구매하는 방식을 택했다. 드라이버나 우드를 사면 골프공을, 아이언을 사면 가방을 선물했다. 지난해 말 빅버사 알파815를 소개할 당시 같은 방법으로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게 출발점이다.
골프용품업계에서 한정판이 불황에 맞서기 위한 방편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예전에는 마스터스와 US오픈, 디오픈, PGA챔피언십 등 4대 메이저를 중심으로 대회의 로고나 상징 컬러를 활용해 드라이버와 퍼터, 골프백, 골프화 등을 내놓는 게 일반적이었다. 요즈음에는 그러나 아예 전 모델을 대상으로 삼는 분위기다. 디자인과 컬러를 변형하거나 고유 넘버를 새겨주는 등 '나만의 소장품'으로 승격시키고 있다.
같은 성능의 일반 모델보다는 당연히 가격이 높다. 소재 일부를 고급화하는 등 추가 공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선물용으로는 그래서 더욱 인기가 높을 수도 있다. 예약 판매는 반면 열성적인 골퍼가 타깃이다. 신제품을 고대하는 골퍼들에게 남들보다 먼저 보여줌으로써 기대치를 향상시키는 효과를 얻는다. 골프용품업체의 전략이 '리미티드 에디션'과 '예약 판매'라는 새로운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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