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다보스포럼에서 '임팩트 투자'를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 한 SK식 전략과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SK그룹은 20일 SK와 SK C&C의 합병을 선언했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재계가 지주회사전환을 포함해 구조개편에 나서는 것은 오너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그룹의 체력을 보강해 글로벌 무한경쟁 속에서의 생존력을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과거의 구조개편이 정치권과 정부의 강압이나 상속및 경영권분쟁 등 내부 문제, 생존을 위한 절박함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최근의 구조개편은 철저한 실리형, 생존형으로 볼 수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SK㈜와 SK C&C간 합병선언을 한 SK그룹은 2007년 4대 그룹 중 LG그룹에 이어 두번째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SK그룹은 SK㈜를 정점으로 하는 강력한 지주회사 체제를 유지해 그룹 덩치는 두 배 이상 불렸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 전인 2006년 70조4790억원에 불과했던 그룹 전체 매출은 지난해에는 165조4690억원으로 2.3배로 성장했다.
그러나 SK C&C가 지주회사인 SK㈜를 지배한다는 이유로 SK C&C를 '사실상의 지주회사'이며 이런 '옥상옥'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20일 SK㈜와 SK C&C 양사 이사회가 전격 합병을 선언한 것은 사업형 지주회사로 전환과 옥상옥 논란을 피하는 동시에 SK㈜의 자금력과 SK C&C의 글로벌 사업기회를 합쳐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SK그룹에 앞서 한라그룹도 최근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했다. 한라그룹은 '한라→한라홀딩스→한라마이스터→한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갖고 있었다가 한라홀딩스가 한라마이스터를 흡수합병하며 '한라→한라홀딩스→한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로 바뀌었다. 그러다 한라가 한라홀딩스 보유지분을 전량 한라홀딩스에 매각하면서 순환출자고리를 끊었다.
한라그룹은 7월 1일부터 한라홀딩스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며 정몽원 회장을 정점으로 한라홀딩스는 임기영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자동차 부문장은 만도 성일모 수석사장, 건설 부문장은 한라 최병수 사장이 맡는다.
한진그룹도 투자 사업을 총괄하는 한진 칼과 항공운송사업을 하는 대한항공으로 인적분할 돼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했다.
한솔그룹은 '한솔로지스틱스→한솔홀딩스→한솔라이팅→한솔EME→한솔로지스틱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를 갖고 있었다가 올해 1월부터 한솔홀딩스가 브랜드관리와 투자사업을 하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구조개편 바람은 이미 삼성, 현대차 등 재계 전반으로 확산 추세다. 삼성그룹은 2013년 9월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사업 부문 인수를 발표한 이후 제일모직-삼성SDI 합병(2014년 3월),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2014년 9월), 삼성SDS 상장(2014년 11월), 삼성테크윈ㆍ삼성종합화학 등 4개사 한화그룹에 매각(2014년 11월) 등을 잇따라 발표하며 재계발(發) 구조개편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삼성그룹의 구조개편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추진됐다. 현대차그룹의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도 최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간 합병을 결의했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글로벌 10위권인 연매출 20조원 규모의 철강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4개사를 인수하면서 국내 방위산업과 석유화학산업에서 1위에 오르게 된다. 삼성 4사의 자산 13조원을 더하면 그룹 전체 자산규모는 50조원대로 늘어나 한진그룹을 제치고 재계 서열 9위에 오르게 된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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