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은별 기자, 손선희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의 모듈라인이 베트남으로 이전할 경우 베트남에 근무하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전자계열사 임직원수는 국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에서의 모듈 라인을 철수하는 대신 베트남에 둥지를 틀면서 양국에 근무하는 삼성 전자계열사 임직원수의 역전은 불가피하게 됐다.
◆삼성전자 주력 생산품목 대다수 베트남으로= 삼성전자의 세트 생산 품목인 TV, 생활가전, 스마트폰, 프린터 등 IT기기 대부분은 베트남과 중국에서 생산된다. 지난 2012년에는 프린터, 노트북 등 IT제품들의 생산기지가 중국으로 이전됐다. 올해만 해도 진공청소기에 이어 로봇청소기 생산라인이 중국으로 이전됐고 지난해에는 베트남 호치민 '사이공 하이테크 파크'에 소비자가전(CE) 복합단지 건설에 나서며 조만간 TV 역시 베트남 생산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8년 25억달러를 들여 베트남 북부 박닝성 옌퐁공단에 휴대폰 생산1공장을 세운데 이어, 2013년에는 20억달러를 투자해 타이응웬성에 생산2공장 가동도 시작했다. 지금은 두 공장에서 스마트폰을 포함한 삼성전자의 휴대폰 절반 가량이 베트남에서 만들어진다.
내년 1분기부터 가동되는 호치민 '사이공 하이테크파크'에선 TV를 비롯해 에어컨,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 생활가전 제품들이 생산된다. 삼성전자의 베트남 생산인력도 크게 늘었다. 약 10만명에 달한다. 삼성전자 국내 전체 임직원 수와 맞먹는다.
◆삼성SDI, 삼성전기 등 계열사도 베트남으로= 삼성전자가 주요 생산 품목 대부분을 베트남에서 생산하면서 전자 계열사인 삼성전기ㆍ삼성SDIㆍ삼성디스플레이 등도 인근 지역에 공장을 설립해 현지에서의 협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8월 삼성전자의 휴대폰 생산2 공장이 위치한 타이응웬 지역에 생산라인을 구축해 올해 1분기 시범 생산을 거쳐 2분기에 본격적으로 양산할 예정이다. 양산 제품은 카메라모듈과 스마트폰메인기판(HDI) 등이다. 삼성SDI도 2008년 삼성전자 옌퐁공단이 세워진 다음 해인 2009년, 같은 지역에 배터리 팩(pack)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했다. 근무 인력은 수천 명 규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모듈 공장을 건립중이다. 오는 2분기부터 양산이 시작된다.
◆국내선 대규모 생산인력 채용 어려워 베트남 간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으로 생산 기지를 이전하고 있는 이유는 양질의 노동력, 적은 인건비(평균 월 250달러 수준), 지리적 이점과 뛰어난 물류 인프라 등이다.
베트남이 생산기지로서 가장 매력적인 점은 9000만명에 달하는 전체 인구의 절반 가량이 30세 이하 젊은 층으로 인적 자원이 풍부하다는 것이다. 국내서는 2만~3만명의 생산인력을 뽑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지만 베트남은 두어달이면 가능한 것이 제조 업계의 현실이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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