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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주기 분향소 앞에서 등 돌린 '정부-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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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16일 오후 팽목항 전격 방문했지만 유족들 '분향소' 폐쇄 후 떠나...이완구 국무총리도 이날 오전 안산 분향소서 조문 못하고 되돌아가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세월호 1주기 분향소 앞에서 등 돌린 '정부-유족' 팽목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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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았지만 희생자 유족과 정부의 갈등이 여전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오후 전격적으로 진도 팽목항을 방문했지만, 유족들은 분향소를 폐쇄한 채 떠나버려 만나지 못했다. 이완구 국무총리도 사전 예고 없이 안산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았다가 유족들에게 외면당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정오 쯤 전용헬기편으로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희생자ㆍ실종자들을 기리고 가족들을 위로하려 했다. 이날 저녁 남미 등 해외 순방을 떠나기 전에 이뤄진 사전 예고없는 전격 방문이었다.

하지만 세월호 희생자ㆍ실종자 가족들이 이날 오전 박 대통령의 방문 사실을 알고선 항의하는 뜻에서 분향소를 임시 폐쇄하고 팽목항을 떠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팽목항 임시 숙소 주변에 '세월호를 인양하라', '대통령령 폐기하라', '박근혜 정부 규탄한다'는 내용의 펼침막을 내걸고 임시 분향소의 문도 닫았다. 세월호 가족들은 "개인적인 일을 보러 간다"며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차량에 나눠타고 급작스럽게 팽목항을 떠났다.

이날 팽목항을 방문한 한 인사는 "오전에 가족 한분과 통화했는데 정부에 항의하는 뜻에서 팽목항 분향소를 폐쇄하고, 현장을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경기 안산 정부합동분향소를 찾은 이완구 국무총리가 유족들 항의에 끝내 조문을 하지 못 하고 되돌아갔다.


이날 오전 8시 50분께 분향소를 찾은 이 총리 앞에 유족 20여명이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무력화하는 정부시행령 전면 폐기하라", "철저한 진상규명, 온전한 선체 인양, 실종자를 가족품으로"라는 현수막을 들고 막아섰다.


전명선 4ㆍ16 가족협의회 대표는 "그동안 정부는 가족들이 원하는 대답을 단 한 차례도 해주지 않았다"며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선체 인양에 대해 원론적인 이야기를 제외하고 총리 소신을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세월호 1주기 분향소 앞에서 등 돌린 '정부-유족'



이에 이 총리는 "시행령과 관련해선 차관 회의를 연기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고 선체 인양도 기술 TF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은 만큼 가족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될 것"이라며 "법적 절차를 거쳐 가족들의 의견이 수렴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총리로선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이런 생각을 국민 앞에 말할 수 없는 입장을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옆에서 이 총리의 답변을 듣고 있던 한 유족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 대신 결과물을 가져오라"고 고함을 지르며 들고 있던 피켓을 부수고 자리를 떠났다. 현수막을 들고 이 총리 조문을 가로막았던 유족들은 분향소 출입구 쪽으로 몸을 돌리며 이 총리에게 등을 보이기도 했다.


전명선 대표는 "오늘 국무총리께서 오셨지만 합동추모식이 열리는 오후 2시까지 시행령안과 인양에 대한 답변이 없을 경우 추모식을 무기한 연기하겠다. 오늘은 되돌아가시라"고 말했다.


이에 이 총리는 "다음에 다시 조문하러 오겠다"며 발길을 돌렸다.


앞서 오전 8시 30분께 합동분향소를 찾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도 유족들에 의해 약 10분간 가로막혔다가 무사히 조문을 마치고 돌아갔다. 가족들은 "'인양하겠다'는 약속을 받기 전까진 안에 들어가실 수 없다"고 말했고 이에 우 원내대표 등은 "시행령안이 수정되고 온전한 선체 인양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께 합동분향소에서 '세월호 1주년 합동분향식'이 예정돼 있지만 가족들은 정부의 세월호 인양과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 선언이 없으면 추모식을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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