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배경환 기자]현대기아차가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고도 이익은 오히려 줄어드는 성적표를 받게 됐다.
지난달 미국, 중국, 인도, 유럽에서 판매 기록을 새로 썼지만 정작 1분기 영업이익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처럼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재고에 따른 출하 축소, 인센티브 확대, 유로 약세 등 환율 때문이다. 재고 부담으로 출하가 줄면서 매출이 기대에 못미쳤고 시장 경쟁 심화와 재고 소진 때문에 주요 시장에서 인센티브가 상승했다. 미국의 경우 대당 인센티브가 전년 동기 대비 29% 올랐다.
영업이익 회복 시기가 4분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6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총 4만8215대를 판매했다. 4만3076대를 판매한 전년 동기보다 11.9% 증가한 수치다. 기아차 역시 전년 동기 대비 9.9% 늘어난 4만4478대를 판매하는 등 양사 모두 10%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현대차의 3월 판매 실적은 기존 월간 유럽 역대 최대 실적이었던 4만8001대(2012년 3월)를 뛰어넘는 기록이며 기아차도 월간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3월 4만479대가 역대 최다 실적이었지만 1년만에 기록을 새로 썼다.
판매 호조세 배경에는 유럽 현지 전략형 모델들이 있다. 현대차의 유럽 현지 전략형 소형차인 i10과 i20가 각각 1만1363대, 1만297대 팔리고 투싼ix도 1만764대가 판매되는 등 이들 3개 모델이 각각 1만대를 넘어섰다. 여기에 3월 한달간 1만2596대가 팔린 기아차의 스포티지는 현대기아차의 유럽 판매 차종 중 최다 판매 실적을 올리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앞서 현대차는 3월 미국에서 7만5019대를 팔아 월별 최다 판매 기록을 다시 썼고 기아차는 미국서 1분기 누적 14만1100대를 팔아 1분기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중국에서는 지난 3일 기준으로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돌파했다. 현대기아차가 중국에 진출한지 13년만에 달성한 대기록이다. 인도에서는 현대차가 3월 3만9525대를 판매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월 4만대 판매 시대를 눈앞에 뒀다.
이처럼 해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증권가는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기아차는 30% 이상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올해 1분기 현대차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20조8000억원, 1조62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 15.4% 줄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은 매출액 20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5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18.8%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아차의 경우 감소폭이 더 크다. 유안타증권은 1분기 기아차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0.2% 줄어든 12조원 영업이익은 29.4% 감소한 5194억원으로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매출액이 9.8% 감소한 10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39.8% 줄어든 4428억원으로 추정했다.
증권사들은 실적 회복이 4분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2015년은 지난해에 이어 매출 성장이 추가로 정체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3분기까지 전년 대비 마진 악화와 실적 하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4분기에는 글로벌 신차 출시와 판매비중 상승에 힘입어 주요 손익과 마진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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