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2013년 4월 성완종 독대한 기억없다…돈 받은 사실 없다"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성완종 블랙홀'에 빠진 국회 대정부질문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야당이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퇴 촉구에 총공세를 벌이는 있는 가운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정부질문에 불출석했다.
15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야당 의원 6명은 모두 이 총리를 상대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는지 여부를 집중추궁했다.
특히 이날 오전 성 전 회장이 2013년 재보선 당시 이완구 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해 현금 3000만원을 직접 전달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보도됐다. 새정치연합의 질문자로 나선 이미경, 김영주, 정성호 의원 등은 해당 보도를 언급하며 이 총리에게 압박을 벌였다.
야당 첫 질문자로 나선 이 의원은 "정말 착잡한 마음"이라며 곧 검찰에 의해 피의자 신분이 될 총리를 상대로 대정부질문을 준비하는 이 기막힌 상황을 국민들이 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또 "오늘 준비한 대정부질문을 총리에게 하지 않겠다"며 "이미 총리는 도덕적, 정치적으로 국정을 총괄할 명분도 동력도 잃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이 2012년 당시 성 전 회장과 독대한 적이 있냐고 묻자 이 총리는 "기억이 없다. 여러 명의 취재진과 지지자들이 온 날이기 때문에 전혀 기억이 없다. (개소식을 한) 특별한 날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한 돈을 받은 기억은 나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없다. 그런 사실 없다"고 했다.
아울러 최경환 부총리는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회의 참석을 이유로 대정부질문에 불출석했다. 이에 야당은 '보이콧'까지 검토하며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오전 8시 대정부질문 질문자로 나서는 야당 의원들은 사전 모임을 열었고 이후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개최해 최종적으로 당내 의견을 수렴했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정의화 국회의장을 방문해 최 부총리 불참을 허락한 것에 대해 항의하며 오는 23일 경제 긴급 현안질의를 개최하자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야당은 이 총리에게 정책 질의를 하지 않고 '성완종 리스트' 관련 의혹에 대해서만 묻기로 의견을 모았다. 새정치연합의 한 당직자는 "부정부패와는 별도로 민생경제 분야에 대한 질문을 여러 개 준비했지만 다른 장관들에게만 질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정부질문에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등 8명의 국무위원들이 출석했다. 여당 첫 질문자인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은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담뱃값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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