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중국의 위안화 국제화에 맞춰 중국과의 무역거래와 투자에서 위안화를 결제통화로 채택하는 국내 기업이 늘고 있다.
14일 무역협회 북경지부에 따르면 최근 중국내 법인이 있는 한국 기업에서는 무역은 물론 투자에서도 위안화를 사용하는 사례가 점차 빈번해 지고 있다.
플라스틱 대기업인 A사 는 연간 수백만 달러에 상당하는 거래를 중국내 자회사와 위안화로 거래하면서 환전수수료를 절감하고 있다. 이 업체는 달러로 거래할 때에는 중국과 한국에서 2번 환전이 필요하나 위안화는 한국에서만 환전하면 된다.
위안화를 취급하는 B은행은 최근 매월 대중국 투자금 3∼4건에 대해 위안화로 한국에서 중국으로 송금하고 있다. 중국내 비용은 위안화로 지출하기 때문에 위안화 송금시 환전이 필요없다. 외국에서 달러 입금시 수수료는 0.1%(건당 최대 500위안)이며 환전수수료는 1달러당 0.011위안이다. 반면에 외국에서 위안화를 입금하면 수수료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대(對)중국 무역결제를 위안화로 적용하는 비중은 중국의 위안화 결제비중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낮은 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중에서 위안화 무역결제 비중은 1.7%에 불과하며, 대중국 수입은 1.0%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對중국 수출입에서 달러의 결제비중이 각각 95.3% 및 95.4%를 차지지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위안화 결제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관망하는 경우가 많고, 대기업은 가공무역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환위험 관리를 위해 달러결제를 선호하고 있다.
위안화 국제화는 중국정부가 추진하는 최대 정책 현안 중 하나여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용민 북경지부장은 "위안화 무역결제는 중국 내수시장 개발에 있어서 중국 현지 바이어발굴에 유리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과의 합작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ㆍ중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해 중국 내수시장 개척시 위안화 결제를 하면 중국 바이어는 환리스크와 환전수수료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외환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내 수출상은 관련비용과 환위험을 고려하여 중국내 거래선과 적극적으로 위안화 결제를 상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인민은행에 따르면, 2014년의 상품 수출입 중 위안화 결제규모는 5조9000억위안에 달해 전년 대비 96.7% 증가했고 2011년에 비해서는 3.7%증가했다. 전체 상품 수출입 거래 중 위안화 결제 비중은 2011년에는 6.9%에 불과했으나, 2014년에는 22.3%로 급증해 중국 전체 수출입 규모의 4분의 1에 육박한다.
2014년에 중국 기업이 위안화로 해외에 직접 투자한 금액은 1866억 위안으로, 2011년의 202억 위안 대비 9.2배 증가했다. 또한 2014년에 외국인이 중국에 위안화로 투자한 금액은 8620억 위안으로 2011년의 907억 위안 대비 9.5배 증가했다.
위안회는 작년 11월 캐나다 달러와 호주 달러를 제치고 사상 처음 전 세계 결제통화 순위 5위에 진입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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