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정부가 신규 도입한 신형 3가 백신이 정부가 직접 실시한 실험 중간 결과 효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인 중화항체가가 국가 검정 기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김우남 농해수위 위원장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제출한 '구제역 백신 효능평가를 위한 방어능 실험 중간 결과와 향후 계획'을 토대로 이 같이 밝혔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기존 백신(O1 Manisa, A Malaysia97, Asia1 Shamir)에 O 3039 백신주가 추가된 신형 3가 백신이 현재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구제역 바이러스를 얼마만큼 방어할 수 있는 지를 평가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실험 첫 단계로 정부는 중화항체 실험을 실시했다. 중화항체는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면 돼지나 소에 생기는 100여개가 넘는 항체 중 구제역 바이러스를 방어하는 유일한 항체로서 그 역가는 백신의 효능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이다.
실험 방식은 백신접종 이력이 없는 무균돼지 5두에 신형백신을 1회 접종하고 21일이 지난 후에 백신주 중 하나인 O1 Manisa와 국내 발생 야외 바이러스인 진천주에 대한 중화항체가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 신형백신 접종에 따른 O1 Manisa 백신주와 야외주인 진천주에 대한 중화항체가의 평균은 각각 1.21~1.41, 1.11~1.32이다.
김 위원장은 "구제역 백신 국가출하승인 검정기준을 살펴보면 신형백신과 같은 메리알사 계통의 구제역 백신은 돼지 등 목적동물에 접종했을 때 3주 후의 중화항체가가 1.42이상이어야 국가검정을 통과해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메리알사가 제출한 자가시험성적서에 따르면 O1 Manisa에 대한 중화항체가는 1.97로 나타났다.
김 위원장은 "국가검정기준에도 미달되는 구제역 백신이 보급되고 있음이 정부의 실험결과에 의해 드러났다"며 "정부의 이 번 실험 결과로 백신 제조사의 자가 시험에 의존하던 엉터리 국가 검정의 문제가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지적했다.
농식품부는 "(2마리의 대조군을 사용하는 국가 검정기준과 달리) 대조군 없이 중화항체가를 구해 검정기준 시험과 맞지 않고 이 결과를 검정기준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실험계획에 따라 일자별 채혈 혈청들에 대한 중화항체를 시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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