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11일(현지시간)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미주기구(OAS) 정상회의에서 만났다.
미국과 쿠바 정상이 회동한 것은 피델 카스트로가 쿠바 혁명을 일으키기 3년 전인 1956년 이후 무려 59년 만이자 1961년 양국이 국교를 단절한 이후 54년 만이다.
쿠바는 1962년 미국의 금수조치로 OAS 회원국 자격을 박탈당한 이후 회원국 자격을 회복한 이후 처음으로 OAS 정상회의에 참여했다.
두 정상은 이날 소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나란히 앉아 역사적인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리에 앉은 직후 "명백히 역사적인 만남"이라며 "쿠바 정부와 쿠바 국민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구시대의 한 장(章)을 넘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카스트로 의장은 "쿠바의 인권과 언론의 자유에 관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기꺼이 오바마 대통령이 표현한 대로 진전을 이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스트로 의장은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감사의 뜻을 밝혔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쿠바에 제재를 가할 때 태어나지도 않았고, 아무런 책임이 없기 때문에 사과한다"고 말했다.
쿠바는 1948년 결성된 OAS의 창립 회원국이었다가 미국이 금수조치를 한 1962년부터 회원국에서 제외된 뒤 2009년 자격을 회복했으나 그동안 미국의 반대로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미국 국무부는 쿠바를 테러리스트 지원 국가 명단에서 해제하는 것을 최종 검토하고 있고 대사관 재개설을 포함한 외교 정상화 후속 협상을 쿠바 외교부와 진행하고 있다.
두 정상은 2013년 12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추모식장에서 처음으로 악수를 하며 만난 적이 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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