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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50선 안착, 매물벽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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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실적시즌 돌입 불안감
펀드환매·외국인 매수세 약화도 우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호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적 시즌이 열렸다. 코스피지수의 박스권 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좀체 2050선 안착 후 추가상승은 나오지 않는 모습이다.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있지만 펀드 환매와 외국인 매수세 약화로 증시 수급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좀처럼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이자 강한 매물벽이 버티고 있는 2050선 돌파를 기대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봤다.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가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맞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실적 불안감이 여전한 업종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분기 실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부터 코스피의 박스권 돌파 시도가 서서히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오전 10시15분 현재 전장 대비 10.08포인트(0.49%) 오른 2057.11을 기록하고 있다.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2050선 돌파 시도는 번번이 실패했다. 전날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를 8% 이상 상회한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코스피의 강한 상승세가 예상됐지만 지수는 전날 개장 직후 잠시 2050선을 돌파했다가 다시 2040선으로 주저앉았다.


코스피가 게걸음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미국의 실적 시즌 돌입을 앞두고 대내외 기업 실적에 대한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점차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9일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실시 이후 글로벌 유동성 확대 기대감에 줄곧 늘어난 외국인 매수세는 3월 말부터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셋째주(3월16일~20일)까지 1조4945억원에 이르던 외국인 매수세는 그 다음주인 넷째주(3월23일~27일) 1313억원으로 급감한 이후 지난주(3월30일~4월3일)에는 1793억원을 기록했고 이번주 들어서는 308억원으로 줄었다.


2050선은 주요 펀드 환매 구간이자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04년부터 현재까지 코스피 구간별 펀드 매물벽을 살펴보면 환매 물량이 많이 나오는 구간이 2000~2050선으로 해당 구간에서 출회된 환매액은 9조2000억원 정도"라며 "매물이 쏟아졌던 2050선이 단기적으로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 중이라서 강한 실적 모멘텀이 나타나기 전에 돌파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소형주지수는 연초 대비 25%, 소형주지수는 18% 이상 상승했는데 비해 대형주지수는 4.5% 상승에 그쳐 코스피 상승률인 6.8%에도 못 미치고 있다"며 "2050선 돌파를 위해서는 아직 불안감이 큰 자동차, 산업재 업종 대형주의 실적 확인과 주가 상승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부의 추가적 경기부양 의지에 따라 조기 돌파 가능성도 점쳐지기도 한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이후 바로 시장 흐름은 글로벌 경제지표와 2분기 실적으로 옮겨갈 것이기 때문에 시장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며 "오는 9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정부의 추가적 경기부양 의지가 확인된다면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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