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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진에서 시작된 삼성 우승신화, 김세진이 끝냈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6초

삼성화재서 뛰던 시절 실업 8연속 우승·프로 원년 우승 이끌어
OK저축은행 감독 맡아 2년 만에 정상 "레깅스 입고 걸그룹 댄스 공약 꼭 지켜야죠"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세트스코어 2-1로 앞선 4세트. 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이 24-23으로 앞서 우승까지 1점을 남긴 상황에서 김세진 감독(41)이 작전타임을 불렀다. 서버는 상대 주포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25·레오·쿠바)였다. 한 점을 내주면 듀스로 몰릴 위기. "레오의 성향을 보면 지금 때릴 거야. 준비 잘 해." 예상은 적중했다. 한 템포를 끊으면서 리듬을 잃게 하는 효과도 봤다. 심호흡을 하고 강하게 내리친 레오의 스파이크 서브가 네트를 맞고 삼성화재 코트에 떨어졌다. OK저축은행이 2013년 팀을 창단한지 2년 만에, 그것도 프로 통산 아홉 번째 정상을 노리던 삼성화재를 꺾고 첫 우승을 확정한 순간이었다.


"기적이네요." OK저축은행이 1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챔프전) 3차전 홈경기에서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1로 물리치고 우승을 확정하자 김 감독은 간결하게 소감을 대신했다.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원정 1,2차전을 모두 3-0으로 이긴 뒤 한 경기도 내주지 않고 5전3선승제 시리즈를 끝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했다.


그가 꼽은 우승의 비결은 '모험심.' 초보 감독이라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코치 경험 없이 신생팀 감독이 됐으나 큰 경기에서 냉철하게 역할을 해냈다. 승부처에서 두 차례 비디오 판독을 요청해 라인 아웃과 오버네트에 대한 오심을 잡아내 귀중한 점수를 지켰고, 작전타임 때는 꼼꼼한 주문으로 선수들이 리듬을 잃지 않도록 했다. 선수 시절 삼성화재에서 뛰면서 실업배구 8연속 우승(1997-2004년), 프로 원년(2005년) 우승을 경험하면서 얻은 자신감이 큰 힘이 됐다. 왼쪽 공격수 송명근(22)은 "감독님은 경험이 많아 표정만 보고도 선수들의 심리를 파악한다. 팀이 흔들려도 바로 대처하는 방법을 찾아낸다"고 했다.


김 감독은 팬들과 친밀감을 높이는 일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선수들은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유니폼 대신 정장을 입고 경기장으로 향하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관중에게 인사한다. 감독도 예외는 아니다. "레깅스를 입고 걸그룹 댄스를 선보이겠다"는 우승공약을 실천하는 것이 다음 과제다.

"당연히 지켜야죠. 가능하다면 걸그룹과 함께 춤을 춰보고 싶네요."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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