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지금 필요한 건 '조심스럽지만 낙관적 자세'"

중장기전략위에서 "유리한 경제여건과 자신감 결합돼 투자·소비 이어져야"

최경환 부총리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최근 경제상황과 관련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인(vigilant but optimistic) 균형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중장기전략위원회 제2차 회의를 주재하면서 "지금까지 우리는 당면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왔고, 위기를 통해 더 튼튼한 경제로 거듭나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부총리는 "우리 경제는 그간의 경기활성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뚜렷한 회복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확장적 거시경제정책, 신(新) 3저 효과 등으로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거래가 활발해지고, 생산·소매판매 등 주요 지표가 반등하는 등 미약하나마 회복 조짐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경제여건의 유리한 변화가 우리 경제에 대한 자신감과 결합돼 경제주체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소비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며 "이제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로 심기일전해서 '경기활성화'와 '구조개혁'이라는 큰 방향으로 국민의 힘을 모아야할 때"라고 밝혔다. 해현경장은 '거문고의 낡은 줄을 걷어내고 새 줄을 맨다'는 뜻이다.

최 부총리는 이날 논의된 '한국경제의 중장기 전략과 과제'와 관련해 "선진국 초입에 들어선 지금 상황에서는 핵심분야 구조개혁, 시장중심의 유연한 경제체제 구축, 지속가능한 복지·재정체계 확립 등 보다 시스템적으로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거시적·장기적 안목에서 위험요인에 대비하고, 기회요인을 잘 살려나가는 노력도 배가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또 저출산 문제, 중국경제 리스크 등 대내외 위험에 대해서는 "기존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발상을 통해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정책대안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최근 대통령 중동순방,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 개최 등을 통해 마련된 기회를 '제2의 중동 붐', '중남미 붐' 조성으로 연결시켜 경제활성화의 발판으로 적극 활용하자"고 당부했다.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은 "한국 경제의 중장기 발전 비전은 '지속가능한 보편성장 경제(Sustainable, Inclusive Growth Economy)'로 요약되며, 이는 한국경제 경쟁력의 생성, 유지, 발전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경제가 현재의 발전 추세를 지속하거나, 현재의 경제 운용 방식을 유지한다면 중장기 발전 비전의 달성은 불가능하다"면서 "거대한 저생산성 부문의 문제, 수출과 내수를 이어주는 투자와 고용의 선순환 구조 약화 등 구조적인 한계를 뛰어넘고, 추가적인 성장 잠재력의 실현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와 함께 "'경쟁력을 보장하는 경제시스템의 구축과 운용'이 요청되며, 이를 중장기 전략의 핵심 내용으로 삼아야 한다"며 "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발전은 상시적으로 구조개혁이 이뤄지는 시장경제 시스템에서만 가능하고, 시장경제 시스템의 실천적 내용은 시장에 대한 정부역할과 기능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