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보통 증시에서 '잔인한 달'로 알려진 4월이 시작되면서 전반적인 증시는 물론 그동안 상승세를 이끌어온 주요 업종 및 종목들의 추가 상승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증시는 지난달 초 이후 유럽발 유동성 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1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지수가 좁은 구간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과 실적이 만나는 4월 증시는 그동안 상승세를 이끌어온 실적기대감과 실제 실적간 괴리를 좁혀가는 과정에서 숨고르기가 나타나며 횡보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동성 확장 장세 속에서도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는 내수, 서비스업종 등 현재 주도주의 변화를 민감하게 살펴보며 투자전략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 올해 첫 승부처였던 지난달, 한국 증시는 의미있는 변화를 보여줬다. 유럽의 유동성 확장효과와 외국인 순매수 유입으로 코스피는 2000선을 회복했다. 3월말로 들어서며 신흥국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유출 영향으로 외국인 순매수 강도가 다소 약화됐지만 한국의 이익추이와 높아진 선호도를 감안하면 신흥국 자금 유입시 3월 중순과 같은 외국인 순매수가 재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유동성 확장 훈풍이 불고 있지만 이전 유동성 장세와는 다른 업종 패턴이 나타나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한다. 경기순환주에 대한 확신보다는 여전히 뉴노멀시대를 대표하는 내수, 서비스업종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격화된 환율전쟁에 따라 한국 수출주의 환율효과가 이전에 비해 상당히 약화된 것이 주 요인이다.
또한 수출주에 대한 이익신뢰도가 아직 낮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조선, 철강, 기계 등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았던 업종의 이익하향이 여전히 부담이 되고 있다.
이와함께 미국 바이오 및 기술주 주도 상승이 한국 증시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시기 후퇴가 맞물리며 한국 내수, 서비스업종의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4월 실적 발표전까지 1분기와 2015년 이익추정치가 동시에 올라가는 운송, 건설, 증권, 내구소비재 등 내수경기민감주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다.
일단 실적발표 시즌이 끝나고 나면 화학과 에너지, 자동차 등 수출 대형주에 대한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 어닝시즌을 앞둔 부담감과 투신권의 매도가 이어지면서 코스피의 2050선 안착이 번번이 좌절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20일선이 2030선까지 올라오는 기간이 확보되야할 것이기 때문에 단기 수익률에 초조해하기보다는 좀더 여유를 갖고 기간조정을 매수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해보인다.
코스피가 점차 일본의 니케이225지수와 대만 가권지수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올들어 20일선을 주요 지지선으로 하는 계단식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가권지수가 20일선을 하회하며 그동안 상승추세를 이탈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 니케이지수는 엔달러 움직임에 민감한 모습이었지만 최근엔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증시는 선진국 증시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단기상승에 따른 호흡조절에 들어간 모습이다.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이어지고 있지만 단기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욕구가 커진데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조만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증시 역시 이러한 글로벌 증시 흐름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계절적으로 4월에는 지난 2012년 이후 작년까지 3년 연속 하락한 경험도 있다. 개별기업들의 1분기 실적 여부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단기적으로 2000선에서 2070선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이며 중소형주, 화학, 의약품, IT, 증권업 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코스닥 시장은 단기적인 수급불균형이 우려됐지만 기관과 외국인들의 매도물량은 일단락된 것으로 판단된다. 4월 실적이 발표되는 개별기업 중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상승흐름이 예상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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