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시중에 풀린 돈 70% 이상이 5만원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늘어난 발행 잔액 대부분도 5만원권이었다. 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된데다 저금리 기조 지속으로 화폐보유성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14년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중 한국은행은 32조6587억원의 화폐를 발행하고 21조850억원을 환수했다. 이에 따라 작년 말 현재 화폐 발행잔액은 전년 말보다 18.3% 늘어난 74조 8237억원에 달했다.
이를 화폐 종류별로 보면 5만원권은 15조2625억원을 발행하고 3조9403억원을 환수해 52조34억원의 발행잔액을 기록했다. 발행잔액은 전년말 대비 27.8% 증가한 수치다. 특히 5만원권은 전체 화폐 발행잔액은 69.5%를 차지했다. 주화를 제외한 은행권 발액잔액 중 비율은 71.6%에 달했다. 5만원권 비중은 처음으로 발행됐던 2009년 28%에 불과했으나 2010년 46%, 2011년 56%, 2012년 63%, 2013년 67% 등 매년 급증하고 있다.
반면 1만원권권 비중은 매년 급감하고 있다. 작년 1만원권 발행잔액은 17조9463억원을 기록, 은행권 발행잔액의 24.7%에 그쳤다. 은행권 발행잔액 중 1만원권의 비중은 2008년 92%에 달했으나, 5만원권 발행 이후 2009년 66%, 2010년 48%, 2011년 39%, 2012년 33%, 2013년 29% 등으로 뚝 떨어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에서 고액권 위주의 화폐수요가 증가하면서 5만원권 발행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분석 결과 우리나라 및 주요국의 최근 고액권 수요는 공통적으로 소득과 금리 변수의 영향을 주로 받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위기도 중요한 결정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와 불확실성 확대 등 거시경제 여건이 변화한 가운데 오만원권 신규 발행이 가세하면서 고액권 수요가 크게 증가했고 주요국은 소득, 금리 및 금융위기 등의 요인이 저액권보다 고액권 수요를 크게 증가시키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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