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가 다시 얼어붙기 시작했다. 기준금리 인하와 환율 여건 개선 등으로 제조업체의 체감경기가 2개월 연속 개선세를 이어갔지만 다음 달 전망은 꺾였다. 저물가의 지속과 함께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이 겹치면서 국내외 경기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제조업의 업황 BSI는 77로 전월보다 3포인트 올랐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고, 미만이면 그 반대라는 뜻이다.
작년 4월 82였던 이 지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심리가 냉각되자 5월 79로 하락한 후 11개월째 80선을 밑돌고 있다. 그나마 지난달 74로 1포인트 반등한 이후 두 달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위안거리다.
하지만 개선세가 지속되긴 힘들다. 4월 제조업 업황 전망BSI가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한 80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다음 달 경기가 지금보다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기업이 줄었다는 뜻이다.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3월 계절조정지수 역시 74로 전월과 동일했다.
기업 부문별로는 대기업과 수출기업의 3월 체감경기가 중소기업과 내수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3월 업황 BSI는 전월 대비 6포인트 상승한 81을, 수출기업은 8포인트 상승한 81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은 전월과 똑같은 73, 75로 집계됐다.
매출BSI의 3월 실적은 89로 전월대비 1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4월 전망은 93으로 전월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채산성BSI의 3월 실적 역시 92로 전월 대비 3포인트 상승했지만 4월 전망은 91로 1포인트 뒷걸음쳤다.
이와 함께 제조업체들은 경영의 애로 사항으로 내수부진(26.1%)과 불확실한 경제상황(18%)을 많이 꼽았다.
서비스업 등 비(非)제조업의 업황BSI는 70으로 전월보다 2포인트 상승했지만 4월 업황 전망BSI는 74로 전월과 같았다. 비제조업체들은 경영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25.8%), 경쟁심화(15.4%) 등을 많이 들었다.
한편 소비자심리지수(CCSI)까지 포괄해 민간의 체감경기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3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8로, 전월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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