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빛과 열 이용해 n형 도핑 신기술 개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국내 연구진이 빛과 열을 이용해 2차원 나노반도체를 n형으로 도핑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기존보다 100배까지 더 넓고 정밀하게 도핑할 수 있다. 이 기술은 2차원 트랜지스터나 센서와 같은 다양한 차세대 전자소자나 광전소자의 기능을 극대화하는데 적극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핑(doping)은 전자나 정공(양전하를 가진 전자와 같은 거동을 하는 가상 입자)의 농도를 조절해 반도체의 특성을 바꾸는 과정. 정공이 많으면 p형, 전자가 많으면 n형으로 분류된다.
반도체에 불순물을 도핑하면 반도체 속의 전자와 정공의 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반도체의 성능을 높이거나 도체의 특성을 갖도록 할 수 있다. 이 때 불순물의 종류와 농도 조절이 소자의 최적화에 핵심이다. 불순물의 농도를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기존의 방법(이온을 주입하는 도핑기술)은 물리적 힘을 이용하기 때문에 반도체의 결정성을 깨뜨릴 수 있다. 1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이하의 얇은 2차원 나노반도체에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종이처럼 매우 얇은 2차원 나노반도체의 결정성을 해치지 않고 농도 조절 범위를 극대화시킨 빛과 열에너지를 이용한 신개념 n형 도핑기술을 개발했다. 일반적인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절연물질(인-규산염-유리층)을 2차원 반도체의 아래층에 놓은 뒤 빛과 열에너지를 다르게 가해 정공의 농도를 조절하는 원리를 이용했다. 1㎠ 면적당 백억 개(10의10승)에서 십조 개(10의13승) 사이에서 정공 농도를 정밀하게 조절했다.
또 기존의 도핑기술로는 달성할 수 없던 넓은 도핑범위로(기존 대비 100배), 2차원 나노반도체의 특성을 반도체에서 도체까지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열에 취약한 반도체 물질을 빛으로 도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연구는 성균관대 박진홍 교수(교신저자)가 주도하고 박형열 박사과정연구원(제1저자)과 성균나노과학기술원 이성주 교수가 참여했다. 나노 과학기술분야 권위지인 ACS Nano 2월 19일자(논문명:Wide-Range Controllable n-Doping of Molybdenum Disulfide (MoS2) through Thermal and Optical Activation)에 실렸다.
박진홍 교수는 "기존의 도핑기술로는 불가능했던 빛과 열에너지를 이용해 농도 조절 범위를 확대시킨 신개념 도핑기술개발"이라며 "차세대 2차원 나노반도체 소자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