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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한국 위기 원인은 독재와 남북분단"…외교문서 봉인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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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전 외교관들, DJ 美체류 내내 동향 파악·보고

김대중 "한국 위기 원인은 독재와 남북분단"…외교문서 봉인 해제 1984년 1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체미 1주년을 기념해 한국인권문제연구소에서 발행한 '행동하는 양심' 창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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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신군부의 탄압으로 도미했던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한국의 위기 원인은 군사독재정권과 남북분단"이라며 미국 체류기간중 민주화운동을 활발히 펼쳤으며 당시 외무부는 미국에 있던 외교관들을 활용해 DJ의 동향을 매일 파악하고 보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는 1980년 7월 내란음모죄로 사형을 선고받았던 DJ가 1982년 12월 형집행정지로 석방된 직후 도미해 1985년 귀국하기 전까지 미국에서 체류하던 시기다.


'외교문서공개에 관한 규칙'에 따라 30일 공개된 30년 경과 외교문서에는 DJ가 미국에 도착한 날부터 작성됐으며 이번에 공개된 '김대중 동정'은 총 893페이지 분량이다.

이 문서들은 당시 외무부 북미과·동북아1과·재외국민과 등에서 DJ의 언론 인터뷰, 대학 강연 등이 요지와 함께 만들었다. 또 많은 문서들이 당시 뉴욕과 LA 총영사관에서 수집한 첩보는 주미대사와 국내 외무부장관, 내무부장관은 물론 안기부와 청와대까지 보고됐다.


DJ "박정희 대통령 지시로 중앙정보부에서 납치…군부정권은 반드시 망한다"

DJ 도미 생활은 그가 미국 워싱턴에 도착한 1982년 12월23일부터 보고됐다. '김대중 미국 체류 동정' 보고는 "DJ가 워싱턴에 도착해 자유 정의 및 인간의 존엄성 보장만이 조국의 안보를 강화하고 평화적 통일을 성취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는 내용으로 시작됐다.


문서에는 매일매일 DJ의 언론사 회견, 인터뷰 등이 요지와 함께 상세히 기록됐다. 1983년 1월6일 일본 신문 및 기자단 회견에는 약 30명의 일본기자가 참석했는데 이날 DJ는 "(자신의) 납치사건은 아직 해결이 안된 상태로 보고 있으며 일본의 정계나 재계가 한국의 비민주적 정권을 돕고 있는 것은 유감스럽다"는 취지의 회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DJ의 미국과 일본 언론사 회견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같은해 1월15일 일본 조일신문 및 TBC 방송 회견에서는 "10년전 동경에서 자신을 납치한 것은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한국의 중앙정보부 요원"이라는 요지로 인터뷰했다.


DJ는 미국 체류기간동안 언론사 인터뷰 뿐 아니라 교포 강연회 등에서 조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연설을 계속했다. 1983년 2월27일 교포 약 2500명이 모인 뉴욕 퀸즈 칼라지 기념강연회에서 DJ는 "군부정권은 반드시 망한다"며 "광주 희생자의 혼을 위로하는 길은 조국의 민주화뿐이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DJ "선(先)민주, 후(後)통일…남북 긴장 완화 위해 민주화가 선결 조건"

자신의 체미 목적이 민주화를 위한 국민운동이라고 밝힌 DJ는 이후 교포들을 대상으로 한 수차례의 강연에서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힘써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DJ는 1983년 5월15일 청중 1000여명이 모인 강연에서 "조국의 민주발전을 위해 비폭력 저항운동을 계속할 것"이라며 "재미교포들은 한국 민주화 요구의 여론이 확산될 수 있도록 미국 언론기관의 관심을 촉구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1983년말과 1984년초 DJ는 귀국을 앞두고 미국 여러 대학에서 강연을 이어갔다. 당시 MIT와 콜롬비아대학 강연에서 DJ는 "한국 위기의 원인은 군사독재정권 수립과 남북분단"이라며 "선(先)민주, 후(後)통일이 자신의 전제"라면서 "남북 긴장 완화를 위해 한국의 민주화가 선결 조건"이라고 자신의 민주화와 통일에 대한 생각을 피력했다. 이때 DJ는 "1984년이 한국 민주주의 회복에 결정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귀국후 자신의 활동을 예고하기도 했다.


김대중 "한국 위기 원인은 독재와 남북분단"…외교문서 봉인 해제 30일 공개된 30년 경과 외교문서 중 '김대중 동향 보고'의 일부.



LA총영사 "DJ 옥중서한집 국내 반입·유포 점검, 국민 현혹 안되게 해야"


1984년초 LA총영사가 치안본부장(외사과장)을 참조로 외무부장관과 내무부장관에 보낸 DJ의 옥중서한집 '민족의 한을 안고'에 대한 보고문서에는 "김(김대중)이 이 서한집을 낸 것은 그의 강연회에 대한 교포들의 열기가 식어가자 인기 만회와 동시에 모금을 위한 방편"이라며 "김은 이 책을 한국내 추종자들에게 송부해 일반에 배포함으로써 국민의 동정심에 호소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 책의 반입과 시중 유포 여부를 면밀히 점검, 일반 국민들이 현혹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소망스럽다"고 적시됐다.


또 당시 외교관들은 DJ가 미국서 설립한 한국인권문제연구소의 동향을 첩보형태로 수시 보고했다. 외교관들은 한국인권문제연구소가 DJ의 체미 1주년을 기념해 1984년 1월1일자로 발간한 월간지 '행동하는 양심'을 월 30달러에 회원 모집을 하고 있다는 내용과 교포단체에서 이 월간지를 배포한 현황 등을 상세히 보고하기도 했다.


한편, 외교부는 '외교문서 공개에 관한 규칙(부령)'에 따라 이날 1984년도 문서를 중심으로 총 1597권 분량, 26만여 쪽의 외교문서를 공개했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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