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검찰이 주말인 28일 동국제강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서자 이 소식을 전해들은 동국제강 직원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동국제강 임직원 상당수는 휴일임에도 사무실로 급히 나와 긴급회의를 여는 등 검찰의 칼날이 어디를 겨누고 있는지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28일 검찰과 동국제강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한동훈 부장검사)은 이날 오전 9시경 동국제강 본사가 위치한 서울 수하동 페럼타워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파견해 동국제강의 국내외 사업 자료와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휴일 오전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날의 압수수색은 동국제강이 국내외 사업 과정에서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리고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로 알려졌다.
검찰은 동국제강이 국내외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업체로부터 받은 대금을 실제 가격보다 부풀려 차액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이 미국 법인을 통해 약 1000만달러(약 110억원)를 미국으로 빼돌린 정황을 잡고 사실관계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장 회장이 미국에서 도박을 해 거액의 수익을 올렸다는 첩보도 입수하고 장 회장이 회사돈을 빼돌려 도박에 사용했는지도 조사를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동국제강은 2011년 국세청의 세무조사 과정에서는 러시아에서 1000억여원 규모의 고철을 수입하며 수입 대금을 부풀리고 홍콩 법인의 계좌로 빼돌렸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주말 오전에 압수수색 소식을 전해들은 동국제강 임직원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압수수색이 주말 아침에 진행된 것이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일부 직원들은 "올 것이 왔다"며 검찰 수사가 어디를 파고들지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부패와의 전면전을 선포하면서 (검찰 수사)어느정도 예상됐던 일"이라면서도 "어떤 이유에서 (검찰의)수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어느 정도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이 정부가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진행된 점도 짜여진 수순이었다는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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