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원주 동부가 3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원주종합체육관에서 27일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다섯 번째 경기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74-70으로 이겼다. 3승2패를 기록, 팀 통산 여덟 번째로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전날 창원 LG를 3승2패로 제압한 울산 모비스와 오는 29일부터 7전4선승제로 최후의 승자를 가린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앤서니 리처드슨. 71-70으로 쫓긴 종료 11.3초 전 다소 먼 거리에서 3점슛을 넣었다. 막판 정병국의 3점슛, 김지완의 레이업슛과 추가 자유투, 리카르도 포웰의 원 핸드 덩크슛 등으로 추격에 불이 붙은 전자랜드에 그야말로 찬물을 끼얹었다.
전자랜드는 4쿼터 초반 수비가 아쉬웠다. 골밑에서 계속 허점을 드러내 박병우와 데이비드 사이먼에게 연속 8실점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두 자릿수 점수 차를 뒤집기에 막판 분전은 2%가 부족했다.
동부는 리처드슨이 18분5초 동안 14득점 7리바운드로 공격을 이끌었다. 안재욱은 12득점 5도움, 박병우는 11득점으로 제 몫을 했다. 네 번째 경기에서 어깨를 다쳤던 사이먼도 투혼을 발휘, 13득점 8리바운드로 선전했다. 전자랜드는 포웰이 31득점 9리바운드로 맹활약했지만 골밑 열세를 넘어서기에 역부족했다. 리바운드 경쟁에서 30-38로 졌다. 실책마저 열세 개를 저질러 상승세가 자주 끊겼다.
그래도 전자랜드의 3월 질주는 농구팬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정규리그에서 6위에 그쳤지만 6강 플레이오프에서 3위 서울 SK를 3연승으로 물리쳤다. 2위 동부를 상대로도 끈끈한 저력을 과시, 승부를 마지막까지 끌고 갔다. 역대 4강 플레이오프에서 다섯 번째 경기가 열린 건 이번이 일곱 번째였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아쉽게 끝난 대장정의 끝에서 울먹였다. “우리 선수들이 그동안 많이 고생했다”며 “열정적인 모습에 농구 선배로서, 감독으로서 고맙다”고 했다. 그는 “고생한 부분을 얘기하지 못하게 돼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며 “오늘 경기를 통해 선수들이 한 단계 성숙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부상에도 출장을 강행한 사이먼에게 고마움부터 표했다. 그는 “어깨 인대가 늘어나 어제와 오늘 운동을 안 했는데 진통제를 먹고 뛰겠다고 했다. 2쿼터와 4쿼터에 선전해 준 덕에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열심히 훈련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스스로 의문이 많고 걱정도 많았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땀을 흘린 만큼 결과가 따라준 게 기쁘다”고 했다. 챔피언결정전에 대해서는 “모비스가 모든 면에서 우리를 앞서지만 잘 준비해서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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