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18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박태환(26)이 사과와 함께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관광호텔에서 2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마음이 무겁다”며 “한결같이 응원을 보내준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박태환은 인천아시안게임 개막 직전 가진 금지약물 검사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금지약물로 지정한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됐다. 지난 23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청문회를 거쳐 자격정지 18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딴 은메달 한 개와 동메달 다섯 개, 상금 등도 박탈당했다.
박태환은 “모든 것을 털어놓지 못해 죄송하다. 어떤 비난도 질책도 달게 받겠다”고 했다. 그는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의 가능성이 열렸지만 아직 아무 것도 준비된 것이 없다”며 “깊이 반성하며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 징계가 끝나도 반성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온갖 의혹에 대해서는 시원하게 해명하지 못했다. 자격정지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전지훈련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미국을 찾은 점, 약물을 투여한 병원에서 어떤 약물을 몇 차례 처방받고 복용했는지 등이다. 박태환은 미리 준비한 예상 질문에 대한 답에만 충실하려고 했다. 생각하지 못한 질문에는 말을 얼버무렸고, 동석한 변호사에게 계속 도움을 청했다.
리우올림픽에 출전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아직 그런 말을 할 때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백소아 기자 sharp204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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