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하루 거래금액은 올해 1~2월에 400억~500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최근 급등하고 있는 중국 상하이 거래소와 선전 거래소의 합계 거래액 규모는 지난 25일(현지시간) 1조2400억위안(약 1980억달러)을 기록했다. NYSE 하루 거래액의 네 배 수준의 금액이 거래된 것이다. 두 거래소의 합계 거래금액은 25일까지 7거래일 연속 1조위안을 웃돌았다.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중국 주식시장의 폭발적인 거래량을 지적하며 중국 주식시장이 심각한 거품 상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켓워치는 '필부필부(匹夫匹婦)'가 주식을 사면 주식 투자에서 빠져나와야 할 때라는 말이 있는데 현재 중국 주식시장은 필부필부의 아들, 딸인 10대들도 주식을 살 정도로 과열돼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모닝 포스트는 최근 장성증권의 한 브로커 말을 인용해 대학 졸업생은 물론이고 10대들도 부모에게서 받은 용돈으로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뉴스는 파출부들도 증권 계좌를 개설하고 있다며 중국 주식투자 열기를 전했다.
실제 중국 증권 당국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동안 중국에서는 2007년 6월 이후 가장 많은 114만개의 새 증권 계좌가 개설됐다. 2007년 6월은 상하이종합지수 10개월 연속 상승 흐름에 제동이 걸렸던 때다. 2007년 5월까지 상하이종합지수는 10개월 연속 오르며 1600이었던 지수를 4100까지 끌어올렸다. 6월에 잠시 주춤하며 3800선으로 밀렸지만 7월부터 다시 4개월 연속 폭등하며 그해 10월 사상최고가인 6124.04를 찍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53% 올랐고 올해 들어서도 14% 가량 더 올랐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리스크 선호 심리가 도취 영역에 진입했다"며 "그동안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실현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BAML은 지난해 8월 이후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했지만 최근 '중립'으로 낮췄다. 현재 중국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 특히 디플레이션 불안감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 추가 상승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BAML은 지적했다.
하지만 호주 투자은행 매쿼리는 과열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어윈 샌프트 투자전략가는 "최근 급등에도 불구하고 상하이종합지수의 주가 수준은 여전히 거품이 아닌 정상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매쿼리 차이나의 래리 후 이코노미스트도 주식시장이 기업들의 직접 자금 조달 창구로 발전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중국 주가가 여전히 오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경기 둔화도 상대적인 투자 매력을 감안했을 때 오히려 주가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둔화 때문에 신탁 상품은 위험하고 부동산 시장은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현재 중국의 여러 투자자산 중 주식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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