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다음 달 29일( 현지시간) 미국 상하원에서 합동연설을 하게 됐다. 일본 총리가 미국 상·하 양원이 모두 소집된 가운데 연설을 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아베 총리에게 다음 달 29일 미국 상·하원에서 합동연설을 해달라고 초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일본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가운데 아베 총리가 의회를 방문하는 것을 환영한다"면서 "아베 총리의 연설은 미국인들이 가장 가까운 동맹국으로부터 경제와 안보협력 확대 방안을 청취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는 오는 4월 26일부터 5월2일까지 국빈 방문 자격으로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을 비롯해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을 순방할 예정이다.
일본 총리가 미국 의회에서 연설하는 것은 54년만이다. 지금까지 미국 의회에선 요시다 시게루 총리(1954년)를 비롯, 기시 노부스케(1957), 이케다 하야토(1961년) 등이 연설을 했다. 그러나 2차세계 대전을 일으킨 전범국가라는 부담 때문에 그동안 상·하원 합동연설은 허용되지 않았다.
지난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가 상·하원 합동연설을 추진했으나 당시 헨리 하이드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이 데니스 헤스테드 하원 의장에게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기 전에는 의회 연설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반대해 끝내 무산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이번 연설을 통해 2차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미국과 함께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임을 강조하는 한편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할 정망이다. 따라서 아베 총리가 과거사 문제에 대해 어떤 수위로 메시지를 전달할 지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한편 그동안 미국내 시민참여센터(회장 김동찬)와 워싱턴지역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회장 이정실) 등 한인단체들은
과거사에 대한 명확한 반성과 사과 없는 아베 일본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여왔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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