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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농번기 다가오는데…총기 반출 어려워지면 멧돼지는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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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잇딴 총기사고에 총기반출 기준 강화…농민들 "유해조수 피해 우려"

곧 농번기 다가오는데…총기 반출 어려워지면 멧돼지는 어쩌나 ▲멧돼지 포획틀(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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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원다라 기자] 최근 잇따라 발생한 총기사고로 일선 경찰서의 총기 반ㆍ출입이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농가에는 비상이 걸렸다. 꽃샘추위가 지나가면서 농번기가 돌아왔으나 자주 출몰하는 멧돼지와 까치 등이 농토와 작물을 훼손할 우려가 커졌다는 얘기다.


경찰은 동계 수렵기간(11~2월)이 종료됨에 따라 이달 초 개인소지 화기류에 대한 일제점검에 돌입했다. 동시에 전국 경찰 치안센터 등에 영치된 총기 출고를 금지했다. 다만 봄철 농사가 본격화되며 유해조수(有害鳥獸)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경찰은 최근 출고금지 지침을 해제했다. 대신 출고절차를 대폭 강화, 제한적 출고를 허용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통상 농민들은 유해조수 퇴치를 위해 총기를 사용하려면 지방자치단체에 피해소명서를 제출한 후 영치된 총기류를 반출한다. 이에비해 지금은 신원을 보증할 수 있는 1인 이상을 동반해야 총기를 반출할 수 있다.


수렵기간 외 유해조수 퇴치 활동을 벌이는 각 시ㆍ군 '유해조수 포획단'의 총기 출고도 까다로워졌다. 경찰청은 포획단원들이 총기를 반출할 때도 1개조 3인 이상이 단체로 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전체 반출량도 기존 60정에서 20정으로 축소했다.

총기 반출절차 강화는 인명피해를 막으려는 조치로 풀이되지만 이로인해 유해조수 개체가 늘고 농가 출몰이 늘어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농민들은 파종기에 이른 논밭이나 수확기에 접어든 비닐하우스 등지에서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최근 일부 농민들이 유해조수가 발생했다며 유해조수 포획단에 의한 대리포획을 신청했다"면서 "하지만 경찰이 총기사고 이후 총기 반출입 절차를 강화하며 약 2주간 총기 포획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파종기에 접어든 강원도 농민들의 표정도 심상찮다. 야생 동물이 워낙 많고 피해사례가 부지기수여서다. 홍천군 농민인 김모(54)씨는 "이제 파종을 막 시작하는 단계인데 산에서 동물들이 내려와 농작물을 망쳐놓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지켜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유해조수 포획단 활동까지 줄어들게 된다면 그야 말로 농사를 짓지 말란 얘기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전국에서 발생한 유해조수 농작물 피해액은 126억6100만원에 달한다. 범위를 양식장ㆍ항공기ㆍ전력시설로 확대하면 피해규모는 389억원대로 급증한다. 2013년 포획한 유해조수가 16만3000여 마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해조수 포획이 줄어들 경우 그 피해가 고스란히 농민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일선 경찰 역시 고민이 많기는 마찬가지다. 충북지역의 한 경찰서 관계자는 "농촌에는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고라니, 멧돼지 등이 많아 총 없이는 농사를 짓지 못할 정도"라며 "이렇듯 수요는 많은데 절차가 까다롭게 변한 데다 관리인력은 그대로 유지되며 업무강도만 커졌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앞으로 총기규제가 더욱 강화된다는 점이다. 최근 경찰은 개인이 가내 등에 소지하고 있는 구경 5㎜ 미만의 공기총도 오는 5월31일까지 전부 일선 경찰서에 영치하도록 하고, 총기 허가 갱신을 5년 주기에서 3년 주기로 단축하기 위해 법령 개정 등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수진 경남수렵인참여연대 회장은 "총기 사용허가 갱신주기를 3년으로 단축하는 것은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며 "범죄를 막기 위해서라면 단순히 갱신기간을 줄일 것이 아니라 주기적 전과조회, 정신병력 조회 등을 법제화 하는 등 실효성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는 총기 반출 절차에 한해서 지침이 강화된 것일 뿐이어서 오히려 총기사용 관련 민원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각 지방경찰청의 협조를 얻어 보완사항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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