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인수·합병 추진 중인 황귀남씨, 경영진 지분 넘어서
신일산업 측, 주주단에 이사 보수 삭감 등 담은 호소문 발송
[아시아경제 김은지 기자] 신일산업 경영권을 둘러싼 '창과 방패' 싸움이 치열하다. 오는 30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적대적 인수·합병(M&A) 추진 세력인 황귀남씨 측이 지분을 연이어 매입하고 있다. 황씨 측보다 보유 지분율이 낮아진 신일산업은 급기야 주주단에 호소문을 보내는 등 경영권 방어에 힘겨운 모습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7일 황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마일즈스톤인베스트먼트는 장내에서 신일산업의 주식 71만4955주(1.03%)를 추가 취득했다. 주총을 일주일여 앞둔 24일에도 장내에서 10만주를 사들였다. 이로써 신일산업 현 경영진의 지분은 14.22%인 반면 워런트를 포함한 황씨 측의 지분은 16.4%가 됐다.
같은 날 신일산업은 주주들에게 호소문을 보냈다. 신일산업은 '주주에게 고하는 글'에서 "소액주주들의 요청 사항대로 이번 정기 주총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이고 감사 보수한도를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기 주총 후 올해 이익잉여금 중 20억원을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고 사전 배당 예약제를 통해 주주친화적인 기업이 되겠다고 했다. 적대적 M&A 세력을 겨냥해서는 "황귀남, 윤대중, 강종구 주주는 회사와 경영진을 음해하고 기업이미지를 실추하는 것을 멈추라"며 "신일산업이 일류 기업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업은 물론 개인 소액주주들도 엄청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김영 신일산업 회장은 황씨의 의결권과 관련,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오는 30일 주총에는 김 회장의 재선임 안건이 상정돼 있다. 지난 1년 이상 지속돼 온 신일산업의 경영권 분쟁이 어떤 결말을 맞을 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김은지 기자 eunj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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