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글로벌인재경영에 시동을 다시 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유럽법인의 전열재정비를 위해 일본 도요타와 자동차전문홍보대행사 출신들을 영입한데 이어 고성능 자동차 개발을 위해 독일 BMW출신을 영입하며 제2의 '슈라이어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슈라이어효과는 정의선 부회장이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하며 기아차의 디자인을 세계 최고 수준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은 데서 나온 말이다.
24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BMW의 고성능차 개발총괄책임자였던 알베르트 비어만 부사장은 금명간 입국해 내달 1일 출근한다.
비어만 부사장은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시험·고성능차 담당 부사장을 맡아 고성능차 개발을 주도하게 된다. 비어만 부사장은 1983년 BMW그룹에 입사해 고성능차 주행성능과 서스펜션, 구동, 공조시스템 등 개발을 담당했다. 최근 7년간은 BMW M연구소장을 지내며 BMW의 고성능 버전인 M 시리즈 개발을 주도해왔다.
현대차는 비어만 부사장의 영입으로 양산 차량들의 주행 성능 수준을 끌어올리고 고성능 자동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비어만 부사장도 "현대차그룹에 합류하게 돼 더할 수 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중심의 시장이 구축된 유럽에서 현대차와 현대차의 경쟁자를 꾸준히 지켜봤다"면서 "현대차가 다수의 새로운 모델을 내놓는 2015년은 현대차에 매우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며 나도 이런 도전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현대차 유럽법인은 도요타 출신을 영입하며 이미 전열 재정비를 마쳤다. 현대차 유럽법인 고객서비스부문 총괄임원을 맡고 있는 바스 카스틸 부사장은 애프터서비스(AS) 부문을 감독하는 한편 고객 만족도 향상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카스틸 부사장은 도요타에서 고객서비스 기술총괄직, 세일즈·마케팅 임원,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에서 유럽 시장 전략·물류임원으로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바스틸 부사장의 경험과 노하우는 현대차를 유럽에서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로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차 영국법인은 지난달 홍보·마케팅라인을 대폭 보강했다. 레이첼 굿윈 언론담당은 자동차전문홍보대행사인 PFPR에서 메르세데스-벤츠와 현대차 등의 홍보를 담당하다가 영입됐으며 TV프로덕션 출신의 새라 선더스는 PR를 전반을 담당한다.
유럽시장에서 다소 주춤한 현대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 뉴 투싼이 하반기 유럽시장에 출시되면 점유율이 다시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월 유럽시장에서 현대차는 작년 2월보다 0.2% 늘어난 3만943대, 기아차는 6.0% 증가한 2만5671대를 각각 판매했다. 이는 유럽 전체 판매 성장률 7.0%를 모두 밑도는 실적이다. 유럽에서 '제값받기' 정책에 따라 경쟁업체보다 10~15%가량 낮은 판매장려금(인센티브)을 지급하면서 실적이 주춤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