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미국 출장 중 한인 사업가 등과 골프를 친 사실을 인정했다. 홍 지사 측은 문제될 것 없다는 반응이지만 야당에서는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고 나섰다.
경남도는 23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홍 지사가 지난 20일(현지시각)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어바인시에 있는 오크 크릭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을 시인했다.
정장수 경남도지사 비서실장에 따르면 홍 지사는 당일 샌디에이고에 있는 미국 해병대 1사단을 방문한 뒤 로스앤젤레스(LA)로 돌아가던 길에 골프를 쳤다. 미국 해병대 제1사단은 6·25 전쟁이 한창인 1950년 7월7일부터 9월13일까지 창녕군 영산면 일원 낙동강 전투에서 승리해 낙동강 최후 전선을 방어한 부대다.
홍 지사 측은 미국에서는 금요일 오후부터 사실상 주말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공식 일정을 모두 끝낸 후 골프를 쳤다고 설명했다. 골프 라운딩에는 부인과 경남도 해외 통상 자문관인 한인 사업가 주모(58)씨, 주씨의 동서 등 3명이 동반했다.
통상자문관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경남도는 2013년 4월 주씨를 미주지역 자문관으로 위촉했다. 주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개인 사업을 하는 교포다. 홍 지사와는 오래전부터 친분을 쌓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 지사 부부는 이번 출장 기간 대부분을 주씨 집에 머물렀고 지난해 출장 때도 이 곳에서 묵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골프는 주씨가 경남도의 미국 동부지역 농수산물 수출을 돕기 위해 뉴욕에서 유통업을 하는 자신의 동서를 소개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경남의 농수산물 수출 시장 개척 차 현지 사업가의 조언을 받는 '비공식 비즈니스' 일정이었다는 게 홍 지사 측의 입장이다.
홍 지사 측은 골프를 친 것 까지는 맞지만 절차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정 실장은 "홍 지사가 영어에 능숙하지 못해 주씨에게 현금 400달러를 줘 골프 비용을 계산하도록 했다"며 접대 의혹에 선을 그었다.
홍 지사의 부인 이씨가 해외 출장에 동행한 점도 논란이 됐지만 경남도는 "이씨가 동행하긴 했으나, 미국에 있는 친지를 방문하러 갔을 뿐 공식 일정에는 참석하지 않고 있다"며 "경남도가 이씨의 동행 과정에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한 건 전혀 없다"고 진화했다.
그러나 사업 추진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인사를 소개받고 외국에서 골프까지 함께 한 것이 과연 적절했느냐에 대해서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홍 지사의 최근 행보와 언행에 비춰볼 때 골프회동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3일 현안 브리핑에서 "홍 지사는 공식 방문에 부인을 대동하고 골프까지 함께 쳤다니 어려운 형편의 국민과 아이들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고 날을 세웠다. 또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만큼 홍 지사는 도민에게 사과해야 하며 어떻게 도의적인 책임을 질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9일 미국으로 출국한 홍 지사 일행은 오는 28일까지 공식일정을 소화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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