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5명 부검… 정부, 전국 야영장 긴급조사 나서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삽시간에 5명의 사망사고를 부른 인천 강화도 캠핑장(일명 글램핑장) 화재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23일 오전 해당 캠핑장이 들어선 펜션을 압수수색했다.
인천 강화경찰서는 전날 화재가 난 강화군 화도면 펜션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서 발부받았으며 오전10시께 경찰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관리장부 등을 압수했다.
아울러 경찰은 감식의뢰를 위해 펜션 관계자로부터 텐트 재질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받아 확보했다. 무허가 시설인 데다 소화기는 비치되지 않았거나 다른 곳에 있던 것마저 작동이 되지 않는 등 총체적 부실이 지적되자 정확한 사실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전날 펜션·캠핑장 임대업주 김모(62·여)씨와 관리인인 김씨 동생(52)을 상대로 화재 당시 상황과 소방시설 현황 등을 확인했다. 또 김씨에게 펜션과 캠핑장을 빌려준 실소유주 유모(63)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아울러 강화군청 관계자도 조만간 소환, 감독 의무를 다했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날 사망자 5명 전원의 시신 부검을 국과수에 의뢰해 정확한 사망원인 조사에도 나서기로 했다. 부검 결과 타살 혐의점이 없으면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할 방침이다.
경찰은 전날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기안전공사 등과 합동으로 현장 감식 작업을 벌였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과실이나 불법 행위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날 오전 2시10분께 강화군 화도면 동막해수욕장에서 500m가량 떨어진 한 캠핑장에서 발생한 캠핑장 화재사고로 이모(37)씨와 각각 11살, 6살 된 이씨의 두 아들이 숨졌다. 또 이들과 함께 텐트에 있던 이씨의 중학교 동창 천모(36)씨와 천씨의 아들(7)도 숨졌다. 다행히 이씨의 둘째 아들(8)은 인근 텐트에 있던 박모(43)씨가 구조해 2도 화상만 입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한편 발화 3분여만에 텐트와 내부 집기 등을 태우며 인명손실을 부른 이번 화재를 두고 허술한 안전관리가 다시 부각됐다. 캠핑인구 400만명시대에 텐트 시설 일체를 빌려주는 이른바 ‘글램핑’ 인기가 높아졌지만 소방 등의 안전성 확보에 근본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글램핑 텐트는 내부에 수납장이며 TV·컴퓨터·냉장고 등 각종 가전제품, 난방시설까지 갖춰져 사실상 펜션에 가깝지만 건축물이 아니다보니 소방법상 신고대상이 아니어서 화재점검도 받을 필요가 없다.
정부는 국민안전처와 문화체육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안전정책조정실무회의를 열고 캠핑장 화재 사건과 관련해 전국의 미등록 야영장을 상대로 대대적인 전수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야영장 관리 주무부처인 문체부는 지난 2월16일부터 오는 4월30일까지 진행 중인 국가안전 대진단 대상을 미등록 야영장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인천= 박혜숙·원다라 기자 hsp0664@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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