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창원 LG가 애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몸을 풀어 도마에 오른 데이본 제퍼슨(창원 LG)을 20일 퇴출했다. 사과 기자회견을 진행한 19일 내부 회의를 소집, 남은 플레이오프를 제퍼슨 없이 치르기로 결정했다. LG 관계자는 “오전 훈련을 마친 제퍼슨에게 직접 퇴출을 통보했다”며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선수단이 똘똘 뭉쳤으면 한다”고 전했다.
제퍼슨은 18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 4강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시작 전 애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허리를 숙여가며 몸을 풀었다. 귀에 이어폰을 꽂는 등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농구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그는 19일 울산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 통증을 느껴서 스트레칭을 했다. 굉장히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 분들이 제 행동을 무례하고 상식 밖의 행동이라고 생각했다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18일 경기 뒤와 기자회견 직전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손가락 욕 사진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은 잦아들지 않았다. LG 관계자는 “단순히 이번 사건만으로 퇴출 결정을 내린 건 아니다”라고 했다.
갑작스런 이탈로 LG는 전력에 큰 손실을 입게 됐다. 제퍼슨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평균 22.0점으로 득점왕에 올랐다. 평균 리바운드도 8.9개에 달했다. 한편 20일 징계를 내릴 방침이었던 한국농구연맹(KBL)은 LG의 강한 자체 징계에 내용을 공식화하지 않기로 했다. 제퍼슨은 이천 숙소로 돌아가 짐을 꾸리고 조만간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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