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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 여인들의 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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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박혜진 국민銀 홍아란 삼천포 여고 선후배…가드대결서 결판날듯

삼천포 여인들의 결투 박혜진(위)과 홍아란[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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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여자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과 청주 국민은행이 22일부터 챔피언결정전을 한다.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선 우리은행이 4승3패로 앞섰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우리은행에 유일하게 3연패를 안겼다. 삼천포여고 선후배인 박혜진(25ㆍ우리은행)과 홍아란(23ㆍ국민은행)의 가드 대결이 명암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혜진 "많이 뛰면 이긴다"


위성우(44) 우리은행 감독은 상대의 장기인 외곽슛을 얼마나 봉쇄하느냐에 승산이 달렸다고 생각한다. 박혜진이 잘해야 한다. 그는 "앞 선을 강하게 밀어붙이겠다. 내 움직임이 많아야 한다"며 수비 훈련을 열심히 했다. 국민은행의 베테랑 변연하(35)를 묶으면서 홍아란의 길목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그는 "국민은행은 움직임이 많아 한 명만 맡을 수가 없다. 3점슛으로 경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슛기회를 주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가드를 막기 위해 노력하지만 골밑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정규리그에서 우리은행이 국민은행을 이긴 네 경기에서 박혜진은 평균 9.3리바운드를 잡았다. 졌을 때는 3.7개였다.

삼천포 여인들의 결투 박혜진[사진=김현민 기자]


그가 많은 움직임에 집착하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박혜진은 지난 12일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2년 연속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무대에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그는 "올 시즌 강한 인상을 많이 남기지 못했다. 다른 동료가 받아야 했다"고 했다. 박혜진은 시상식이 끝나고 모바일메신저를 통해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그는 "진심을 전하고 싶은데 손발이 오글거려서 직접 말하진 못하겠더라. 여전히 가슴에 미안함이 남았다. 그걸 갚기 위해서라도 죽기 살기로 뛰겠다"고 했다.


홍아란 "흐름을 끊겠다"


서동철(47) 국민은행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 쓴 지역방어를 버리고 일대일 수비를 활용할 계획이다. 정규리그에서 우리은행에 3연승할 때 강압수비가 위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홍아란이 키플레이어다. 그가 맡을 상대는 박혜진. 홍아란은 약간 긴장하고 있다. "(박혜진은)슛 거리도 길지만 그 타이밍이 빠르다"며 한 순간도 긴장을 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우리은행은 센터, 포워드들이 쉴 틈 없이 스크린을 걸어온다. 약속한 움직임도 아닌데 물 흐르듯 부드럽다. 한 발 더 많이 뛰어 흐름을 깨겠다"고 했다.


삼천포 여인들의 결투 홍아란[사진=WKBL 제공]


공격에는 자신이 있다. 인천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슛 감각을 회복했다. 특히 두 번째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는 등 13득점 5리바운드 2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언니들이 슛을 편하게 쏘라고 한 덕에 좋은 밸런스를 유지했다. 안 들어가도 계속 던지겠다"고 했다. 박혜진은 2009년, 홍아란은 2011년에 삼천포여고를 졸업했다. 선후배는 서로 "우승을 양보할 수 없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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