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김광석 노래 ‘이등병의 편지’는 이렇게 끝 맺는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라는 말 앞에 그늘이 드리워있다면 ‘이제부터 시작이다’는 전제가 없이 씩씩한 표현이다.
각설하고, 흔히 쓰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는 표현은 우리말과 문장에서 자주 나타나는 많은 오류의 ‘기본형’이 됐다.
‘~부터’는 일정 기간 계속되는 행위에 쓰인다. 예를 들어 지금이 3월인데 “나는 지난해 12월부터 이 수영장에 다녔어”라고 말하면 지난 4개월 동안 여기서 수영해왔음을 뜻한다.
그런데 ‘시작’은 특점 시점에 한 번만 이뤄진다. 따라서 “3월부터 이 수영장에 다니기 시작했어”라고 말하면 틀린 표현이 된다. “3월에 이 수영장에 다니기 시작했어”가 맞다.
마찬가지로 ‘이제 시작한다’는 맞지만 ‘이제부터 시작한다’는 논리적이지 않은 표현이다.
요컨대 ‘~부터’는 ‘시작’과 함께 쓰면 안 된다. 언론매체 기사에서 찾은 다음 예문을 보자.
▷새 보상정책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두산베어스는 18일 오전11시부터 2015시즌 개막전 입장권 예매를 시작한다.
▶쿠팡이 올 상반기 중에 국내 최초로 ‘2시간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팔레스타인과의 관계 등 이스라엘의 운명과 중동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이스라엘 총선 투표가 시작됐다. 580만명의 유권자가 참여해 120명의 의원을 뽑게 될 이번 선거는 17일 오전 7시(현지시간) 전국 1만119개 투표소에서 시작됐다.
‘시작’ 외에 ‘출범’ ‘발족’ ‘설치’ ‘열리다’와 같이 어느 한 시점에 행위가 벌어지거나 완료되는 단어도 ‘~부터’와 어울리지 못한다.
▷북스리브로는 올해 초부터 을지점, 분당점 등 오프라인 4개 지점에 헌책방 코러를 따로 설치했다.
▷오늘 아침 일찍부터 제가 속한 모임인 학제교류융합연구회가 열렸습니다.
영어 구사자들도 비슷한 오류를 지적한다.
▷I have started studying English since I entered high school.
이 문장이 왜 어색한가. 지금도 영어를 공부하고 있어서다.
‘시작하다’(start)를 쓰려면 ‘부터’(since)를 빼고 시점을 말해야 한다.
▶I started studying English when I entered high school.
▶I started studying English 10 years ago.
지금 뜨는 뉴스
‘부터’(since)를 유지하려면 ‘시작하다’(start)를 지우고 다음과 같이 표현하면 된다.
▶I have been studying English since I entered high school.
백우진 디지털뉴스룸 선임기자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글은 논리다] ‘이제부터 시작이다’는 어긋난 표현](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15010510274109605_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