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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월세 전환은 대세" 외치는 김흥수 건산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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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이 정책, 임대차시장의 판을 제대로 읽은거죠" 건설산업통의 거침없는 칭찬, 왜?

-"전세 수급에 집착하면 오히려 실패"…민간과 손잡은 '질좋은' 임대주택 대안
-건설사 입찰 담합 중복처벌은 아쉬워

[아시아초대석]"월세 전환은 대세" 외치는 김흥수 건산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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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소민호 건설부동산부장]"앞으로 전세는 없어질 겁니다. 그런 점에서 '뉴스테이(NEW STAY)' 정책은 임대차시장의 판을 제대로 읽었다고 볼 수 있어요. 다만 정부가 깃발을 들고 '앞으로 가' 할 문제는 아니고 건설사나 수요자들이 몰릴 수 있는 입지를 고민해야죠. 북한산 밑에 쾌적한 곳이라면 저도 좀 욕심이 나네요."

김흥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사진)은 거침없었다. 수십 년간 건설산업과 함께 거시경제분야까지 아울러온 전문가답게 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어내고 조언을 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론과 현실(시장)을 두루 볼 줄 아는 자신감이 묻어나왔다.


지난 9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만난 김 원장은 "속도의 문제만 남았을 뿐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은 이제 대세"라면서 정부의 새 임대주택 정책은 '칭찬할 만하다'고 단언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중산층을 위한 민간임대주택 뉴스테이를 두고 하는 얘기다. 임대물량을 충분히 공급하고 소득 계층에 따라 주택의 규모와 질을 다양화하는 것이 실질적인 임대차 정책이라는 점에서다.

◆"이제는 월세시대"…다양한 임대주택 공급 늘려라= 최근 주택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계절적 비수기인 1~2월마저 상황이 심상찮았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거래가 늘었고 가격도 상승세다. 지난달 수도권 주택 매매거래량은 3만7502건으로 2006년(2만8000여건) 이후 가장 많았다.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주택 매매로 갈아타는 수요자들이 늘고, 저금리 기조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이 주택시장으로 흘러들어온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도 초저금리 대출 상품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집을 사라고 부추기고 있다. 김 원장은 "과거와 같이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고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계속 올라가니 실수요자 중심으로 매매 거래가 확대되고 있다"며 "연말까지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을 부채질하는 건 저금리 기조다. 초저금리시대에 접어든 상황에서 집주인들은 전세로 큰 돈을 묶어두지 않고 월세로 돌리는 게 이득이다. 안 그래도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월세 전환 속도는 더욱 빨라지게 됐다.


김 원장도 "지금처럼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전세 공급을 늘리는 것은 물론 유지하는 것도 어려워 임대차시장은 보증부 월세와 순수 월세로 단계적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전세의 안정적인 수급에 집착하는 정책은 오히려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대신 임대물량을 충분히 공급해 월세 전환율을 낮추고 소득계층과 수요에 맞도록 주택의 규모와 질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역시 월세시대를 맞아 임대주택 정책 카드를 내밀었다. 각종 택지·자금·세제 지원으로 민간을 끌어들여 중산층을 위한 '품질 좋은' 임대주택을 짓겠다는 것이다. 다만 입지가 문제다. 뉴스테이 정책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입지가 중요한데 임대수요가 많은 도심 부지를 찾기란 쉽지 않다. 김 원장은 "임대수요가 많은 도심에 토지를 보유한 기업이나 단체가 토지를 임대주택용으로 활용하면 더 많은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면서 "입지가 좋고 싸게 공급할 수 있는 지역 2~3곳을 성공시키는 모습을 보여줘 다른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찰 담합, 잘한 일 아니다, 다만…"= 김 원장은 건설업계의 현안인 입찰담합 처분으로 화제를 전환하자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작심한 듯 말을 이어나갔다.


지난해부터 건설사들은 2009~2010년 발생한 담합 행위에 대해 잇따라 과징금과 입찰참가 제한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42개 건설사(18개 사업)가 8500억원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업체별로 길게는 2년간 입찰참가제한이 예정돼 있다. 담합을 해놓고 처벌을 완화해달라니 '낯 뜨거운 요구'로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김 원장은 "규정에 어긋나게 행동한 것은 틀림없고 잘못한 것이지만 현실을 감안해달라는 얘기"라고 했다. 입찰담합을 하게 된 배경을 이해하고 과도한 중복처벌을 완화해달라는 요구다.


현재 공공공사 입찰담합을 하다 적발된 건설사는 형법, 국가 및 지방계약법, 공정거래법,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과징금 외에 입찰참가제한, 형사처벌, 손해배상, 등록말소,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 신인도 감점 등의 처벌까지 줄줄이 받는다. 건설업계가 '과도한 처벌'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1사1공구' 같은 원칙으로 정부가 담합을 조장한 측면도 있으니 가급적 경제적 처벌에 국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특히 최대 2년간 정부·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 등이 발주한 모든 공공공사에 입찰 참가를 할 수 없는 조항을 가장 뼈아프게 느끼고 있다.


김 원장은 "공사실적과 가격을 중시하는 현행 입찰제도 아래에서 건설사들이 출혈 경쟁을 피하기 위해 입찰담합 유인에 빠지게 된 측면도 있다"면서 "그동안의 국가 발전에 기여해온 공로를 참작해 기업을 죽이기보다 더 잘 뛰도록 격려의 채찍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의 자정 노력과 함께 정부 차원에서 일괄조사와 처분, 입·낙찰제도 개선, 담합 사전감시시스템 보완 등을 통해 건설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모색할 때"라고 했다.


건설사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우리나라 건설사가 해외건설에서 세계 5~6위를 한다지만 외형적으로 성장한 만큼 내실(수익성)을 다졌느냐는 것이다. 김 원장은 "근래 들어 해외 수주액이 연 600억달러 전후를 기록할 만큼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고 있지만 수익성에서는 논란이 있다"면서 "해외건설 수주가 중동에 편중되고 플랜트 공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한 우리나라의 해외 수주가 유가에 따라 출렁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시장 다변화와 공종 다각화를 통한 수주 경쟁력 확보가 급선무라고 꼽았다.


특히 리스크(위험요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원장은 "많은 건설사가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고 장밋빛 미래가 그려지는데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며 "중소건설업체의 경우 프로젝트 하나에 기업의 성패가 갈릴 수 있는 만큼 국내 시장에 전념하고 대형 건설사는 해외로 나가 연 매출의 절반 이상을 올린다는 각오로 뛰어드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흥수 건산연 원장은…= 김 원장은 국토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 국토연구원 민간투자지원센터(현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 소장 등을 두루 지냈다. 건산연 첫 내부 승진 원장이라는 타이틀도 달고 있다. 조직 구성원의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효율성을 이끌어내는 소통의 리더십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원장 재임기간 동안 건산연 설립 20주년(3월22일)까지 맞아 감회가 남다르다. 김 원장은 과거 외환위기 때를 떠올렸다. 국가적으로 모든 산업이 위기를 맞았고 건설산업도 예외가 아니었다.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아 연구원의 역할이 시험대에 올랐던 게 가장 큰 고비였다"는 그는 "개원한 지 3년이 되지 않아 충분한 기반을 확보하지 못했는데 미숙하나마 불황의 늪에 빠진 건설산업에 도움을 주기 위해 적극 대처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마찬가지로 부족한 부분이 많았지만 건설산업의 위기 극복과 국가경제 회생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이때의 노력과 경험이 역량으로 이어졌고 기관에 대한 신뢰가 차곡차곡 쌓였다.


김 원장은 건설산업을 둘러싼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 미래를 전망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구축하는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과거와 같은 고성장기에서 성숙기로 진입하면서 건설투자는 점차 줄고 유지보수시장이 활성화되며 운영(O&M)시장도 등장하게 될 것"이라면서 미래 건설시장이 큰 변화를 맞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담= 소민호 건설부동산부장 smh@asiae.co.kr
정리=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사진= 최우창 기자 smicer@asiae.co.kr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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