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등 1% 안팎 대출상품 쏟아질 듯
가계부채 악화 불안은 더 커져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조인경 기자] 사상 첫 1%대 기준금리 시대에 전세난에 시달리는 실수요자들의 주택시장 참여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거래빅뱅'을 맞은 주택 매매시장은 물론 청약제도 개편 호재를 맞은 분양시장까지 들썩이고 있다.
초저금리 공유형모기지 등 정책대출 상품 금리가 추가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시장활기를 북돋을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하로 당장 은행의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낮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집을 사며 은행에 대출을 받을 때 가산금리를 더해도 은행 대출금리는 3% 안팎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후 곧바로 기존 대출상품이나 신규 대출상품 금리가 인하되지는 않겠지만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는 변동금리대출인 경우 시장금리 하락분이 반영돼 부담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주택 매수를 유인하는 효과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보수적이던 실수요자들이 주택 매수에 나서면서 거래 열기가 높아지는 시점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이어져 당분간 주택 매매시장은 달아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조만간 시행되는 시중은행의 수익 공유형 모기지 출시로 1% 안팎의 대출상품이 등장하고 금융당국이 2%대의 갈아타기용 고정금리 상품을 내놓으면 주택구매 열기는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더욱이 모기지 상품 금리는 추가로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높은 월세를 내거나 불안한 전셋집에 사느니 실거주용 주택 구매 대열에 합류겠다는 수요가 자연스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풍부한 유동성'도 요인이다. 시중통화량이 3개월 연속 8%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등 시중에 많은 돈이 풀려 흘러다니며 부동산 시장을 떠받친다는 것이다. 은행예금 이자가 더 낮아져 돈 굴릴 곳이 없게 되면 주택 매수에 소극적이었던 계층이 매수 대열에 동참하리라는 분석이다.
정부의 경기부양에 대한 의지도 향후 경기전망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금리인하가 올 6월로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비하는 측면이 강하지만 환율과 직결되는 금리가 낮아짐으로써 경기부양 의지를 확실히 했다는 점은 주택 매수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공급빅뱅을 맞은 분양시장에서도 기대감이 크다. 건설사 관계자는 "입지 등의 여건을 보고 주택구입을 고려하는 수요자들이 매주 수만명씩 몰려들고 있다"면서 "계약금 부담만 하면 중도금부터 대출을 해줘 초기 자금부담이 적은 분양상품에 관심이 더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로 입주단계를 맞은 계약자들도 혜택을 받게 될 경우 입주관리 부담까지 줄어들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다만 가계부채 문제는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가계부채액이 1090조원에 이르는 가운데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이 4조2000억원 늘어 2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자 야당에서도 경기활성화를 위한 기준금리 인하결정에는 동의하면서도 더 늘어날 가계부채 문제를 염려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세난, 초저금리 등 주택 매수를 유인하는 요인이 겹쳐있고, 집값 오름세도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경기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출이자가 싸다고 해서 무리하게 대출 비중을 늘리거나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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