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전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기존 2%에서 1.75%로 0.25%포인트 추가 인하되면서 사상최초 1% 금리시대가 열렸다. 전날 코스피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인 '네마녀의 날'여파로 1970선까지 밀렸지만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효과가 기대되고 증권주와 은행주 등 기준금리에 민감한 종목들도 일제히 화답했다.
전문가들은 유럽과 중국 및 각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발맞춘 이번 한은의 금리인하로 내수 및 수출 모멘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금리인하의 실질적 수혜주들과 환율효과가 향후 기대되는 업종들을 중심으로 투자전략이 유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 이번 금리인하는 내부적으로는 저성장 위험에 노출된 내수경기 활성화, 대외적으로는 환율 경쟁력 제고를 통한 수출모멘텀 회복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최근 일련의 정부 경기활성화 대책과 이번 기준금리 인하를 함께 바라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약해진 정책모멘텀 강화와 경제주체 자신감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은행은 이번 0.25%포인트 금리인하는 실물경기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충분한 수준으로 효과확인을 위해 최소 2분기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가계부채 리스크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살펴야하기 때문에 1회성 통화부양으로 희석될 가능성도 있다. 국내 증시에 중장기 박스권 탈출을 위한 요소는 되기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단기적으로는 코스피의 2000선 안착 가능성을 지지하는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그러므로 일단 주식시장에서 투자전략은 금리인하의 실질적 수혜가 예상되는 건설 및 증권주, 환율효과에 따른 수출경쟁력 제고가 기대되는 IT, 자동차 등 수출대형주를 중심으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
채권시장은 대내외 금융환경과 경기회복세를 주시하는 상황에서 중장기 시장금리는 고점이 제한되는 박스권 등락흐름이 예상된다. 장기채의 경우에는 중기적 관점에서 시장금리 하락시 추가 매도와 중기채(3~10년) 및 채권형 펀드를 중심으로 리밸런싱이 필요하다. 물가채는 기준금리 인하효과와 물가 바닥통과 기대감이 환기될 2분기 중반 이후에 선별적 저점(분할)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주는 가장 큰 효과는 보환율 변동이다. 지난 2013년 이후 사례를 살펴보면 금리인하 단행 이후 2개월 사이 원달러 환율은 4.4~6.6% 상승한 바 있다. 0.25%포인트 금리인하에는 대략 원달러환율을 30원가량 높이는 효과가 존재한다.
이러한 효과를 생각하면 이번 금리인하는 수출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보면 원엔 환율의 하락을 용인치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100엔당 원화 환율이 900원을 하회할 경우 적극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의 수출 경합도 우려가 높았던 국내 주력 수출업종들로서는 환율 측면 압박이 줄어들 것이다.
또 하나의 금리인하 효과는 부동산 부양이다. 현재 국내경제는 노동시장 수급논리로 봐서는 임금이 어려워 내수소비 회복이 빠르게 이뤄지기 힘들다. 금리인하는 부동산 경기 부양효과를 가져와 주택매매 가격이 오르는 과정에서 내수부양 일부를 기대할 수 있다.
보유자산 가운데 부동산 비중이 높은 은퇴계층 입장에서 주택가격 상승이 소비확대를 의미하진 않더라도 최소한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소비심리의 추가적 위축은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작년 두차례 금리인하 이후 소비에는 뚜렷한 변화가 없지만 시중 통화량(M2) 증가율이 높아진 가운데 주택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두 효과를 감안하면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정책조합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부동산정책 및 증시활성화, 상반기 재정집행 등과 맞물려 정책모멘텀이 재차 부각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금리인하 수혜는 금리민감도가 높은 건설, 증권과 더불어 평균환율 상승에 따라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IT 등에서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주요 수출주 중 매출증가와 함께 영업이익률 상승이 기대되는 IT업종의 수혜가 가장 클 것으로 판단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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