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이사진 7명 전원 교체…11명으로 확대개편
공동인수자 한국타이어, 한라비스테온 주가 하락에 웃는 이유는?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라비스테온공조는 최근 이사진을 확대개편하고 선임 비율에 대한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 기존 이사진 7명은 모두 교체되고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6명 등 총 11명의 이사진이 새로 꾸려질 예정이다.
박용환 대표이사 겸 사장은 사장직은 유지하되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사외이사는 한앤컴퍼니ㆍ한국타이어 간 각각 3명씩 선임되고, 사내이사는 한앤컴퍼니 3명, 한국타이어 2명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와 사업회사인 한국타이어는 각각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해 미국 비스테온이 보유한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69.99% 공동 인수를 진행중이다.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는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을 각각 50.50%와 19.49%를 보유하게 된다. 주당 매입가는 5만2000원(총 3조8854억원)이다.
한라비스테온공조 주가는 전일 4만3000원으로 인수 성사가 확실시된 지난해 12월 이후 주가가 12% 이상 하락했다. 매입가격 5만2000원 대비로는 17% 이상 크게 떨어진 것이다.
한라비스테온공조의 최근 주가 하락에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 동맹군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한국타이어는 주가가 폭락하지 않는 선에서 유지되는 게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동종 자동차 관련업체로 애초에 추가 지분 인수를 염두에 둔 한국타이어 입장에서는 한앤컴퍼니가 회사를 엑시트하는 시점에 낮은 비용으로 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테마섹과 국민연금 등 투자자들에게 20% 안팎의 수익을 보장해야 하는 한앤컴퍼니는 주가 부양에 안간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라비스테온공조 주가가 7만원에 육박하는 선에서 움직여줘야 마진을 남기고 투자자 보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PEF인 한앤컴퍼니는 경영권을 인수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차익을 얻고 지분을 매각하는 투자방식에 집중해왔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우선매수권과 수익보장이라는 관건으로 동맹군인 SI, FI 간 동상이몽을 하고 있다"며 "이사진 선임 과정에서 FI인 한앤컴퍼니와 SI인 한국타이어간 셈법이 복잡해진 것도 이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매매 계약은 각사의 주주 승인 등을 거쳐 오는 5월께 완료될 예정이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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