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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이나 까먹고 살기는 싫고`...재취업 성공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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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⑤인생2막 경험자들에게 배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눈높이 확 낮추고, 은퇴 전 준비가 필수
"용기 있는 도전이 재취업 지름길"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한평생 가정과 사회를 위해 애쓴 베이비붐 세대들이 아무 준비 없이 은퇴를 맞이하고 있다. 은퇴를 앞둔 이들 중 65%는 퇴직 준비를 하지 않았고, 72%는 재취업을 희망한다. 이 때문에 중장년층 재취업자들은 20대 청년 구직자들과 경쟁하는 처지에 놓였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은퇴 행렬을 가세함에 따라 구직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은퇴 후에도 일을 원하거나 일해야 하는 이들이 자리를 잡지 못한다면 개인은 물론 우리 사회에도 큰 손실이다.

그렇지만 재취업에 성공해 당당하게 인생2막을 연 사람들도 적지 않다. 금빛 노후를 가꾸면서 사회에도 득이 되는 플러스 인생들이다. 50플러스 성공인생에는 나름대로 노하우와 일정한 법칙이 있다.


◇ 자격증 6개 따고 보일러기사로 일하는 전 은행지점장 = 한 시중은행 지점장 출신인 이만호씨(60)는 지난 2010년 초 30여년간 근무한 은행을 뒤로 하고 명예퇴직했다. 처음엔 특별한 기술도 없어 전국여행을 하며 지냈다. 그렇다고 연금이나 까먹고 살기는 싫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 지도 고민스러웠다. 그해 말 전직장으로부터 계약직 2년을 통보받았다. 그는 첫 출근하던 날 지하철역에서 '무상 기술교육 포스터'를 보게 됐다.

이씨는 계약직 근무하는 2년동안 은퇴 이후를 대비, 서울종합직업학교 보일러과 야간과정에 입학해 본격적인 기술 습득에 나섰다. 보일러기술은 월급이 적어도 힘이 덜 든 직종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교육 과정동안 보일러 기능사, 공조냉동 기능사, 에너지관리기사, 전기기능사, 전기산업기사 등을 취득했다. 이씨는 "눈높이를 낮추고 미리 기술 하나라도 익혀두면 국가와 사회,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떳떳이 살 수 있다"며 "기술학교 등에 나가 차분히 준비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현재 보일러기사로 월급 150만원을 받고 재취업, 인생 제 2막을 펼쳐가고 있다.


◇ 대기업 해외법인장 출신, 동업 성공기 = 김진인씨는 대기업 해외법인장을 역임할 만큼 능력 있는 직장인이었다. 그는 팀장으로 있을 때 인사문제 등으로 회사를 나와 중소기업으로 이직했다. 그러나 그는 2년 걸리는 프로젝트를 6개월만에 끝내고 위기의 회사를 정상화시켜 전문경영인으로까지 승진했다. 그러나 잘 나가는 사람에게는 항상 시기와 질투가 따르게 마련. 그는 주변 사람들의 질시 등으로 다시 회사를 나왔다. 이번에는 아예 창업을 실시, 시스템 개발인력 공급 및 컨설팅사업을 펼쳤다. 그러나 회사밖은 그야말로 엄동설한과도 같았다.


결국 도와주는 사람이 없고, 자금 압박, 미수금 증가 등으로 1년도 안 돼 도산했다. 그는 50대 중반에 모든 것을 잃고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6개월동안 아파트 경비원 생활을 했다. 그러던 차에 그는 가족들에게도 한번도 말하지 못 했던 그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혼자가 아니니 같이 새 출발하자"고 따뜻하게 위로했다. 김씨는 "말 한마디가 세상에서 무엇보다 큰 위안이 된다"며 "위기의 순간 가족에게 맨 먼저 구원의 손길을 내밀라"고 말했다.


그리곤 얼마 후 자존심을 버리고 옛 직장동료의 회사에 들어가 업무 영역을 나눠 경영파트너로 일했다. 사실상 동업인 셈이다. 현장에 발로 뛰고, 신규사업을 발굴하고, 대기업 경영시스템을 접목시켜가며 솔선수범해 나가자 기존 직원들도 따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지난 직장에서의 실패가 큰 교훈이 됐다. 이씨는 "이제는 성공신화를 만들기 위해 지시하기보다는 내가 먼저 한다는 생각으로 일한다"며 "다시 배우는 자세로 일을 하다 보니 즐겁고 행복한 기분"이라고 강조했다.


◇ 나이 60에 건설 현장으로 = 건설기술자인 김희승씨는 60세가 다 돼 아무 준비없이 회사를 나왔다. 마음속으로 두려워하지 말자고 숱하게 되뇌었지만 마음같지 않았다. 늘 가슴 한구석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한국건설기술인협회 등 재취업알선기관에 등록하고 하루 100회 이상 이력서를 냈다. 구직활동을 하면서도 당장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당직 철근공 총무로 현장에서 일했다. 김씨는 "항상 재취업할 수 있다. 나는 더 일해야 한다는 생각을 잃지 않으려고 애썼다"며 "한 때 보험영업직에 자원, 교육받고 현장에도 나가봤지만 평생 건설현장에서 보낸 탓에 실적을 전혀 낼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한 회사의 사우디아라비아 현장 근무요원에 지원했다.


면접보던 날 회사 대표에게 "화장실 청소부터 모든 일을 다 할테니 기회를 달라"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동안 주눅 들어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했는데 어디선가 알 수 없는 용기가 나왔다. 회사 대표는 그를 해외 현장 대신 경주 현장으로 발령내줬다. 김씨는 작업복에 안전조끼를 입고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김씨는 "나이가 많다고 주저 앉지 말고 용기를 내면 못 할일이 없다"며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다시금 힘을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귀농 성공한 대기업 임원 = 귀농·귀촌은 최소한 예비 지식과 준비가 요구된다. 막연하게 '할 일이 없어 농사나 짓자'고 덤볐다가는 실패하기 십상이다. 귀농자들의 성공 사례를 보면 취소한 3년 이상 준비를 하고, 농업기술 등 기본 지식을 충실히 익히고 전문기관의 교육 등을 습득한 후 결행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고교 교사출신인 홍재완씨는 나이 50세이던 1998년, 전북 장수로 귀농해 '단고사리' 농사를 짓고 있다. 그가 단고사리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산골마을인데다 일교차가 심해 고사리 재배에 적합한 때문이었다. 현재 마을 44가구도 단고사리 농사에 참여, 가구당 5000여만원 소득을 올린다. 나이 70 가까운 홍씨는 1억원대 이상 소득을 올리는 농부다. 단고사리는 홍씨가 고비와 고사리를 여러해 교배시켜 영양이 풍부한 작물로 개발한 상품이다. 특허까지 취득해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그는 단고사리를 시작해 지역 주민들과 공동협업형 단고사리 소득사업을 실시, 전국에서 벤치마킹하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지금도 여러 지방자치단체의 초청을 받아 성공 사례를 전파하고 있다. 그는 "농약을 하지 않고, 척박한 땅에도 심을 수 있어 노년층도 재배가 쉽다"며 "귀농하려는 사람이라면 지역 여건에 맞는 특화된 작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 취업 노하우는 `용기`= 처절한 재취업난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결코 좌절하지 말라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대부분 재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낙관적인 태도다. 하루에 100번 이력서를 내면서도 건설현장 취업을 포기하지 않은 김희승씨같은 적극적인 태도가 요구된다. 황은희 경주대 교수는 "가급적 퇴직 전에 재취업을 위한 전략을 마련, 대비하는 것이 좋다"며 "한두번만에 취업하는 경우가 드물어 지속적인 취업 노력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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