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협의 있었으나 법적 검토 및 형사재판에 따른 '시간 달라' 요청
대한항공 "김도희 승무원의 美 소장 접수 후 대응"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대한항공은 땅콩 회항 사태의 피해자 중 한 사람인 김도희 승무원이 미국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를 하기 전 사전 협의를 했으며 "검토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측은 11일 "조 전 부사장의 1심 재판이 진행되는 와중에 김 승무원의 대리인이라는 미국 변호사들과 여러 차례 접촉이 있었다"며 "사전에 합의할 의사가 있는지를 물어왔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에 대해 김 승무원 측 대리인에게 "법률적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조 전 부사장의 형사 소송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이어서 검토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김 승무원의 법률 대리인과 이 같은 협의를 2월 진행했다. 대한항공은 조 전 부사장의 징역 1년 선고가 나오기 이틀 전인 같은 달 10일 1억원의 공탁금을 법원에 걸었다.
김 승무원의 대리인(웨인스테인 로펌과 코브레 앤 킴 로펌) 측은 대한항공과의 접촉이 있은 후 한 달 뒤인 이달 10일(미국 현지시간) 뉴욕 퀸즈 상급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김 승무원 측은 "김씨가 대한항공과 소송 없이 개인적으로 문제 해결을 원했지만, 대한항공 측에서 실질적인 합의를 하는데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측 소송에 대해 "아직 김도희 승무원이 제기한 소장을 받지 않았으며 소장을 받게 되면 이를 검토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김 승무원은 '땅콩 회항' 사건 당시 1등석에 앉아 있는 조 부사장에게 개봉하지 않은 마카다미아 땅콩을 제공했다가,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
김 승무원이 한국 공항이 아닌 뉴욕JFK 공항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은 폭언과 폭행이 이뤄진 발생지 기준상 미국에서도 소송이 성립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소송 결과에 따른 손해배상액은 미국이 한국보다 더욱 큰 것으로 알려진다.
김 승무원은 이달 18일까지 병가를 낸 상태다.
한편 김 승무원과 같이 조 전 부사장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한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은 병가를 낸 상태이나, 손해배상 청구는 하지 않은 상황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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