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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낭만 대신 불안·초조…취준생 가득 찬 봄 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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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 맞이한 대학 캠퍼스, 늘어난 졸업생들로 가득찬 도서관은 '비장'함으로 가득차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정현진 수습기자]"사회로 나가는 건 사실 가슴 벅차고 재밌는 일이지만, 나와는 아직 거리가 먼 일 같다. 당장 스펙 쌓기와 취업 준비 비용 대기에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다".


새 학기 첫 주말인 대학 캠퍼스는 활기참의 상징이다. 지난 7일 찾아간 서울 신촌의 한 대학 캠퍼스도 동아리와 학회 신입회원을 모집한다며 사람을 끌어 모으는 소리로 시끌벅적했다. 높은 톤의 목소리로 반갑게 '안녕하세요'하고 외치는 소리는 파릇파릇한 새 학기의 생기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곳에서 만난 마모(27)씨의 표정은 어두웠다. 마씨를 만난 이 대학 도서관은 '꽃피는 봄'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직 취업 준비를 하는 학생들의 숨소리만 들렸다. 열람실에는 공부에 열중하는 학생들로 가득해 적막감만이 감돌았다. 주말에도 쉬지 않고 도서관을 찾았다는 마 씨는 "취업에 필요한 스펙 때문에 자격증 공부를 하러 왔다"며 "집에 있는 게 눈치가 보여 편하지 않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였다. 이 대학 캠퍼스는 곳곳에 관광객들과 신입생들로 가득 차 시끌벅적했지만 도서관은 취업준비생으로 가득한 채 긴장감ㆍ비장함·초조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주말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토익 책을 펴고 앉아 영어 공부를 하고 있었다.

이날 도서관에서 만난 취업 준비생들은 입을 모아 불안감을 토로했다. 대학 졸업 후 계약직으로 일하며 정규직 직장을 찾고 있다는 양모씨(28)는 "졸업 후 소속이 없을 때 불안했지만 계약직으로 일하며 소속감이 생겨 스트레스가 덜하다"면서도 "내 나이 또래에 가지고 있어야 할 지위를 갖지 못해 나이가 들수록 불안하다"고 털어놓았다. 또 양 씨는 "서류에서 떨어질 때마다 이유를 알 수 없어 스펙에 목매게 된다"고 말했다.


방송사에서 인턴 일을 하며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신모씨(26)도 불안함과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그는 "조금만 더 늦으면 취업 자체가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이 들어 계속 스펙을 쌓으려고 노력 중이다"라며 "취직을 해서 자리를 잡거나 특정 시험준비에 몰두하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들은 불안함ㆍ스트레스와 함께 과도한 취업 준비 비용 문제를 호소하기도 했다. 평소에도 대학 도서관에 나와 취업 준비를 한다는 차모씨(29)는 "학교 식당에서 식사해 밥 값을 아낄 수 있고 공부할 장소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집이 멀어도 학교로 온다"며 "아르바이트로 간신히 취업 준비 비용을 내고 있다. 스펙을 쌓기 위해 자격증을 준비하려다보면 돈이 많이 드는 데 점수가 한 번에 나오지 않아 시험을 여러 번 보거나 학원이라도 다니려면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다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돈 있는 사람은 시험도 여러 번 볼 수 있고 학원도 다니니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때가 있다"고 호소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정현진 수습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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