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동생은 사망, 난 변호사"…30대女에 속아 7억 뜯긴 현역 장성

쌍둥이 동생은 사망, 난 변호사"…30대女 거짓말에 7억 뜯긴 현역 장성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나는 쌍둥이고 언니는 죽었다. 변호사이며 군 고위장성의 조카다.'

가상의 자매를 만들어 내 1인 2역을 연기하면서 각종 거짓말로 현역 군인으로부터 거액을 뜯어낸 30대 여성이 구속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송모(36·여)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2013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육군 소령 A(37)씨로부터 103차례에 걸쳐 투자금 명목으로 7억5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송씨는 2011년 1월 '다솔'이란 가명으로 A씨를 만나 친분을 쌓았다. 이후 송씨는 A씨가 자신의 남편과 아는 사이라는 사실을 알고 세 사람이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될 것을 우려해 거짓말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송씨는 같은해 5월 "다솔이는 죽었고 나는 쌍둥이 언니인 다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A씨에게 보내 연락을 계속 이어갔다.

송씨는 이후 자신이 로스쿨 출신 변호사이자 군 고위장성의 조카라며 A씨에게 카지노 사업 등에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죽은 지인의 가족이라는 생각에 A씨는 흔쾌히 돈을 내줬고, 액수는 금세 7억5000만원까지 늘어났다. 결국 A씨는 작년 7월 송씨를 검찰에 고소했고, 송씨는 올해 1월 22일 A씨가 고리대금업을 했다며 군검찰에 맞고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송씨는 원금과 이자 등 명목으로 중간중간 5억원 가량을 반환했지만 나머지 2억5000만원은 갚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사결과 송씨의 직업은 어린이집 보육교사고, 군 장성 조카도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A씨에게 받은 돈 대부분을 개인 빚을 갚는 용도로 썼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이집 원장이었던 송씨는 2010년 어린이집을 확장하면서 사채를 쓰게 됐다"며 "A씨를 만났을 당시 어린이집은 정리한 상태였지만, 여전히 빚에 허덕이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