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성 서울대 교수, 6일 통일포럼서 주제 발표
[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한국이 관여하기 보다는 미중 간 전략 대화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6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통일연구원 주최로 '동북아 국제질서 전환기, 한국의 전략적 딜레마와 통일·외교정책 방향'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7차 통일포럼에서다.
이날 안보분야 발제자로 나선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주한미군의 사드 도입에 대한 명확한 입장정리가 안된 상황에서 한국내에서 논의가 불거진 측면이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전 교수는 "사드 문제는 향후 한국이 부딪힐 미중간 전략 딜레마를 명확히 보여준 사례"라며 "한국은 미중 모두를 모든 이슈에서 항상 만족시킬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는 "특히 군사·안보 부분은 제로섬게임의 성격이 강하므로, 한국의 독자적 지역안보전략을 우선 수립하고 미중의 불만족을 한국의 국익에 맞게 관리하는 것을 전략적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위협은 한반도에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협의 범위를 북한 핵미사일에 한정하고, 한미일 간의 상호운용성 확보에 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이어 "향후 한국의 대북 미사일 방어체제 부분에서는 주변국과의 외교적 대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추진하면서 한국의 자주적 대북 방어체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본학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사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이 미중 양국으로부터 압력에 곤경을 처할 가능성도 있다"며 "북한 위협으로 인한 사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미중간의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라는 소극적 대응보다 낫다"고 주장했다.
그는 "근본 문제는 북핵과 미사일이므로 중국이 북한을 설득하여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대남 군사위협을 중단하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며 "사드가 한국에 배치된다 하더라도 중국의 전략미사일을 요격하지 못한다는 점을 설명하고, THAAD 시스템의 레이더는 중국의 군사정보를 탐지할 의도가 없고 할 수도 없음을 지속 설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 정부는 사드의 한국 배치 문제와 관련해 한미 양국간 논의가 없었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5일 정례브리핑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서는 미측의 결정 및 요청도, 협의한 바도 없었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며 "그런 입장에 전혀 변함이 없고 이에 대해서도 헤이글 미 국방장관,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 대사 등 미측 인사들도 공식 확인한 바 있다"고 밝혔다.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독자적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제(KAMD)를 구축한다는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을 재확인 한 것이다. 노 대변인은 이날 "이와 같은 우리측 입장을 다양한 계기에 중국 측에 전달해오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우리 군은 사드를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재확인했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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