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유럽의 양적완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동성 확대에 따라 외국인 매수세가 대거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향후 외국인 매수세 움직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책모멘텀과 유동성 흐름에 펀더멘탈이 뒤쫓아가는 경기양상이 예상되면서 외국인 순매수가 몰릴 종목의 상승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가 강해지는 국면마다 직전 매도규모가 컸던 업종들을 다시 담았던 모습에 주목해야한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기존 순매수 업종 중에서도 실적개선세가 예상되는 종목에 집중해야한다는 분석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외국인 매수세가 올해 1월 이후 조금씩 유입되고 있는 모습이지만 사실 주요 신흥국 증시 내에서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수세는 상당히 작은 편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1월 마지막주 이후 구개 증시 외국인 순매수금액은 7억6000만달러 수준이나 대만과 인도는 각각 54억달러, 31억달러 수준이다.
이와같은 차별화는 각국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국내 증시가 대만과 인도에 비해 특별한 메리트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경기회복세 수혜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는 대만증시나 정책모멘텀 기대감이 여전히 큰 인도증시에 비해 별반 매력이 없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제 유럽의 양적완화가 개시되면서 외국인들의 매수강도가 보다 강화될 여지가 높아졌다. 외국인들이 신흥 아시아지역에서의 매수행태를 보면 최근 몇년간 기타 신흥아시아 국가에서 탄력적 순매수 이후 국내증시에 대해서는 유보적 태도를 취해왔다. 이는 자금유입 강도가 약화된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모멘텀이 강한 국가들에 매수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금유입 강도가 강해지는 국면에서는 국내증시에 대한 자금유입 강도가 강화되는 흐름이 이어졌다. 1월을 저점으로 일본을 제외한 신흥아시아에 대한 펀드 플로우는 매수강도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계 자금의 유입강도가 강화될 것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외국계 자금이 어떤 종목에 집중할까. 경험적으로 외국인 유입 강도가 강화된 국면에서는 직전 순매도 규모가 컸던 종목들에 순매수가 집중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국인 매수세 강화시점과 직전국면에서 업종별 외국인 순매수 금액의 상관계수를 조사하면 음의 상관계수가 도출된다. 지난해 9월 이후 나타났던 외국인 순매수 분포간에는 -0.55의 상관계수가 나오는데 이는 외국인들이 순매도 규모가 강했던 업종을 다시 담는 모습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결국 그동안 외국인이 많이 매도했고 아직까지 매수여력이 남은 업종들을 볼 필요가 있다는 뜻인데 이와같은 기준에서 보면 외국인 매수세 강화 수혜 업종들은 전기전자, 운송장비, 화학, 건설, 서비스업종 등이라고 판단된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를 시사한 지난 1월22일 이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 전체 순매수는 프로그램 차익, 비차익, 그리고 비프로그램(액티브) 순매수로 나눠볼 수 있다. 특히 아시아 및 이머징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개선되며 패시브 형태의 외국인 비차익 순매수가 지속 중이다.
반면 글로벌 경기 및 한국기업의 펀더멘탈을 반영한 액티브 외국인은 순매도가 지속 중이다. 1월22일 이후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총 1조600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프로그램에서 1조9000억원, 비프로그램으로는 3820억원을 순매도했다. 2010년 이후로 봤을 때 외국인 누적 비프로그램 순매도는 유럽계 자금 주도로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향후 유럽계 주도 액티브 외국인 매수세가 확대될 것으로 본다.
먼저 중국 제조업지수가 개선됐고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정책이 발표됐으며 중국의 양회(兩會)이후 추가적 경기부양책이 기대되고 있어 국내 증시에 대한 비프로그램 매수세가 증가할 것이다. 또한 국내증시의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여타 신흥국 대비 높아진 상황이다. 현재 MSCI 한국증시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이익비율(PER)은 전세계 대비 61%, 신흥국 대비 84% 수준이다. 2010년 이후 각각 평균치인 72%와 87%를 하회하고 있다.
이러한 액티브 자금유입에 따라 외국인 매수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외국인 순매수세가 진행중이면서 실적모멘텀을 갖춘 종목이라 판단된다. 지난 1월22일 이후 외국인이 순매수한 업종은 화학, 운송, 필수소비재, 자동차, 철강 등이었다. 이중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은 롯데케미칼, 금호석유, 한화, 대한항공, LG생활건강, CJ제일제당,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포스코, 현대제철 등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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